나는 지구에 살지만 지구인이 아닌 우주인이다.
나는 서울에 살고 있지만 서울인이 아닌 이방인처럼 살고 있다. 나는 늦게 결혼을 해서 현재 신랑과 초등학생 딸과 아들이 있다.
세상 물정을 몰라도 너무 모르고 살아가고 있고, 여전히 혼자 이방인처럼 조용하게 그리고 평범하게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다.가끔 주위 사람들이 묻는다. 이 세상 사람 같지 않다고, 나는 그게 칭찬인 줄 알았다. 몰라도 너무 세상 물정 모르는 것 같은데라고 빗대어 표현한 것을... 나는 그저 나만의 방식으로 좋게 혼자 북 치고 장구치고 해석을 한 것이다.
여전히 혼자 이방인이 되어 혼자 북 치고 장구치고
그렇게 세상 등지고 살아가고 있다.
TV에서 연예인들이 집을 샀다고 이슈화 하고, 온갖 부동산 뉴스로 한국은 매일 시끄럽다. 부동산 가십거리가 반이다. 그 시끄러움 속에서 나는 혼자 조용히 귀를 닫고 살았다. 여전히 나 혼자 이방인이 되어 세상을 바라보고 있었다.
2022년 1월이 지난 어느 날,가장 좋아하는 직장 동료가 청약에 당첨이 되었다. 너무 기뻤다. 그리고 같이 축하해 줬다. 그동안 고생한 걸 아니까. 너무 기뻤다.그 당시 나는 솔직히 말하면 청약이 통장이란 걸 알았지 당첨이 어떻게 되고, 집을 살 수 있다는 걸 몰랐다. 거짓말이 아니다. 난 정말 집에 대해 무지했다.
나는 청약은 통장이다 알고 있지 청약이 뭔지??
청약 당첨이 뭔지?? 청약으로 아파트를 어떻게 사는지?? 조차 단 0도 모르는 무지했다.그래서 주위에서 다들 나보고 신기한 시선으로 바라본 거 같다. 그걸 지금에서 알았다.
또 다른 직장 동료는 십 년 전 산 아파트에 조금 있음 들어간다고 했다. 또 기뻤다.출퇴근은 힘들어도 그동안 고생했고, 십 년 전 동료의 신랑이 알지도 못하는 경기도에 집을 왜 샀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했던 게 기억이 났다.큰 기대 없이 질렀으니 본인은 관심 없다고 했던 그 집이 벌써 십 년이 순식간에 지났다. 그때 동료는 신랑 욕을 했어도 지금 동료는 웃는다.^^이때까지도 나는 "집"이라는 자체는 나와 정말 상관도 없는 먼 나라 이야기였기에 크게 신경도 관심도 없었다.
그렇게 이방인처럼 살아가고 있는 나에게 큰 충격이 왔다.
회사에서 일보다 늘 다른 일로 하루 종일 바쁘게 보내고 있던 직장 동료가 집을 또 샀다고 막 자랑을 했다. 대!! 박!!!
이방인처럼 집에 대한 관심 0도 없던 내가 뭔가 마음속에서 분노가 스몰 스몰 올라오기 시작했다. 뭐지????? 이 사람???회사에서 일한다기보다, 웹툰을 보거나, 주식에 코인 시세, 이것도 안 하면 거의 하루종일 딴짓을 하면서 회사를 다니고 있는데..아주 많이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 나는 매일매일 쳐내야 하는 일도 많고, 회사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데 말이다.
일은 안 하고 편하게 놀러 다니면서 적당히 눈치껏 사장님 있을 때만 일을 하는 그런 동료가 자산 불리고 있을 동안
나는 이제껏 뭐 한 건지??세상 참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아주 많이 들었다.
회사일을 하는 게 아니라 본인 자산을 열심히 늘리고 있는 동안 나는 회사일에 허덕이고 있는 그저 평범한 직장맘으로 살아가고 있었다.동료는 이미 좋은 아파트에 살고 있었고, 미분양 아파트를 또 당첨이 되어 자산을 불리는 동안
도대체 난 그동안 뭘 한 거지??
이때 처음 알았다. 줍줍이라는 단어를 내가 네이버에 검색할 줄이야??? 나도 어쩔 수 없나 보다.
과거에 난 주위에서 빛을 내서라도 집을 사라고 했을 때,지구가 언제 망할지도 모르고 신랑이 대출로 저지른 보지도 못한 아파트가 이미 있어서, 나중에 나이 들면 아파트 팔고 조용한 시골에서 살고 싶다고 막연하게 이야기했었다.
나의 현재 자산 상태는 전혀 인지되어 있지도 않은 채, 회사 다니며 받는 월급을 모아시골집에 아주 멋진 전원주택을 지으리라 혼자 꿈꾸며 이방인처럼 살았던 것이다.
정말 말도 안 되는 현실과 동떨어진 생각이었다. ㅎㅎ
지금 자산으로 시골집은 무슨 시골에 갈 수 있는지조차 알 수 없는 자산이다. 뭔 자신감이었는지 ㅠㅠ
자신감 하나로는 63 빌딩급이다.
그래서 나는 지금 이 순간부터 남 탓하지도 말고, 남 부러워하지도 말고, 나와 가족을 위해 시간을 투자하기로 결심을 했다.
시간 투자 첫 번째로 청약을 공부하기로 했다.
이방인의 결심 또 더 늦기전에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