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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림의 철학

01. 살아있는 모든 것은 흔들린다

by 서원




잎이 무성해진 나뭇가지가 바람에 흔들린다

잠시라도 중심을 놓치면 부러질 것 같아

스스로 무게를 견디는 법을 터득한다


살아있는 모든 것은 흔들린다

사랑도 깃발도 주식도

심지어 철학도 바람 불면 고개를 젓는다

진리는 누가 흔들리지 않는다 했는가


플라스틱 뿌리는 바람에 웃지도 못한다

흔들릴 자유가 없어서 결국 죽은 듯 살아간다


누가 나를 보고 중심이 없다고 했다

나는 말했다

"당신은 가짜 나무를 본 적이 있는가?"


살아 있다는 건

한껏 흔들리다 제자리로 돌아오는

오뚝이 같은 균형 감각


그래서 오늘도 나의 정신은 약간 비틀거리며

나무처럼 웃는다

부러지지 않는 부드러움으로

오래 산자의 연륜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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