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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데비 Apr 20. 2023

미국에서 집밥 먹는 일상_ 두 번째

어제 늦게 잤기 때문일까

오늘 아침 눈 뜨기가 힘들었다.

욕실에서 머리를 말리는 남편의 소리를 듣고서야 부스스하게 일어나 아침을 간단히 준비했다.

23/04/19 아침 식사_크림치즈와 블루베리잼을 바른 베이글, 바나나, 사과 그리고 검은콩가루와 꿀을 탄 우유


최근에 직접 만든 어니언 베이글과 블루베리잼.

요즘엔 다소 번거롭긴 하지만 직접 만들어먹는 게 맛있게 느껴진다.

베이글을 채 하나 다 먹지 못하는 그를 위해 늘 반쪽만 내온다.


사이좋게 둘이 한 세트씩 먹는다.

입이 짧은 남편이 남긴 사과와 바나나도 마저 먹는다.



남편은 출근을 하고

나는 본격적으로 하루를 시작하기 앞서 내 시간을 갖는다.

성경말씀을 묵상하며 조용한 음악 속에서 기도를 한다.


씻고 청소를 한 후 할 일을 한다.

출산과 육아 관련 정보를 수집하고,

교회에서 참여 중인 성경공부를 준비한다.


요즘엔 시간적 여유가 상당히 있는 편이다.

임신을 하고 나서는 혹시라도 몸에 무리가 될까 지인들이 부탁하는 통번역 관련 일은 대부분 거절하고 있고,

과외 수업만 진행하고 있다.


과로에 시달리며 회사생활을 하던 시절, 통번역대학원을 다니는 동시에 독일어 수업을 하고 결혼까지 준비하며 정신없이 살던 때가 생각이 나곤 한다.

할 일은 있지만 너무 바쁘지는 않은,

지금 누리는 시간적 여유에 늘 감사함을 느낀다.

동시에 연구하느라 고생하는 남편을 생각하면 안쓰러운 마음에 집에서 만큼은 편안하게 해주고 싶다.



남편 퇴근 시간이 다가올 때 즈음 저녁을 준비한다.

23/04/19 저녁식사_ 소고기 약고추장을 넣은 비빔밥/감자 계란국/미역무침/김치/양배추 토마토 샐러드


사진에 미역무침이 안 나와 아쉽다.

(사진은 남편 담당인데...)


저녁을 먹으며 남편의 하루 일과 얘기를 듣는다.

연구 얘기, 다른 연구원들 얘기 등을 수없이 들었다.

만나본 적은 없지만 나는 남편의 동료들을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듯하다.


저녁 식사 후 함께 마트에 가서 샌드위치 재료를 사 왔다.

내일 교회 학생들 모임이 있어 샌드위치를 준비해 가려한다.

우리 교회에는 집을 떠나 유학하는 학생들이 많아 먹을 것을 잘 챙겨주고 싶다.


이제 운동을 조금 하고 하루를 마무리하려 한다.


남편을 위해 요리하는 요즘이지만,

덕분에 나 역시 잘 먹으니 활력이 생기고 좋다.

(살도 포동포동 오르고 있어서 쌍꺼풀 한쪽이 자꾸 실종되려 한다... )


인생에서 먹는 것이 전부는 아니지만,

더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삶을 살기 위해서 잘 먹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일도 몸과 영혼을 살찌우는 하루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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