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빨리가면 다친다...
지금으로부터 3년 전, 회계법인에서 상업용 오피스 빌딩 매각 업무를 할 때 위워크가 임차해 있다는 것은 오피스 건물의 가치 상승 요인이었다.
불과 3년 만에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한때 470억 달러의 가치를 평가받던 위워크는 지속되는 손실을 견디지 못하고 파산을 신청했다. 놀랍지만 위워크는 2010년 설립된 후 단 한번도 이익을 기록하지 못했다.
WeWork CEO David Tolley는 위워크에 대출해 준 금융기관의 90%가 부채를 자본으로 전환하여 약 30억 달러의 부채를 청산하는 데 동의했다고 밝혔다.
대출해 준 금융기관이 동의했다는 말을 그대로 믿으면 안 된다. 돈을 빌려준 기업 또는 사람이 갚을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부채를 자본으로 전환하는 것 외엔 다른 선택이 없다. 업계에선 00사업에 00억 원이 물려있다고 말한다.
3년 전, 470억 달러의 가치를 가졌다고 평가되었던 위워크가 3년 만에 파산한 이유는?
위워크는 2010년부터 수백 건의 장기 사무실 임대 계약을 체결했다. 공간을 장기 임대한 후 공간을 나누고 인테리어하여 단기 전대를 높은 가격에 파는 사업을 했다. 이와 같은 전대 비즈니스 모델은 위워크 전에도 많았지만 위워크는 '오피스 전대기업'이 아닌 '기술 기업'으로 포지셔닝했다. 창립자이자 전 CEO였던 아담 뉴만의 화려한 언변은 투자자를 모집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
투자자의 돈으로 개인 비행기를 매입하고, 흥청망청 사업을 확장한 아담 뉴만은 2019년 기업공개(IPO)에 실패한다. 투자자는 IPO 실패와 누적되는 손실에 대한 책임을 아담 뉴만한테 물었다. 그는 2019년 약 10억 달러를 받고 CEO에서 물러난다. 결론적으로 위워크 투자자는 천문학적인 돈을 잃었지만 아담 뉴만은 크게 한몫 챙긴 것이다. 될놈될은...이런 상황에 딱 맞는 말이다.
위워크를 나락으로 떨어뜨린 것은 코로나다. 팬데믹 기간 동안 오피스에 대한 수요가 감소했으며 공실이 늘어났다. 위워크는 매달 임대료를 정액 지불해야 했으나 위워크가 파는 단기 전대는 나가지 않았다. 위워크의 손실은 2023년 6월 기준 160억 달러 수준이다. 지난 10년 동안 투자자가 납입한 자본금은 물론이고 대출금까지 상환할 수 없는 자본잠식 상태다.
위워크의 최대 투자자인 소프트뱅크로부터 50억 달러 이상의 구제금융을 받아 위워크는 일본 투자 회사와 기타 대출 기관에게 큰 부채를 가지고 있다.
2023년 6월 기준 위워크 연간 매출의 약 80%가 임대료와 이자 지불액이었다. WeWork는 수년 동안 수익성이 없는 임대 계약을 폐기하거나 재협상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임대보증금이 걸려있기 때문에 위워크는 장사가 되지 않는다고 매장을 쉽게 정리할 수 없다. 2023년 8월, 위워크는 영업 부진과 이자 압박으로 인해 폐업 위기에 처해 있음을 알렸다.
위워크의 CEO인 Tolley는 “이제 우리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임대 계약을 일방적으로 거부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회사가 50~100건의 임대 계약 파기를 통해 회사가 이익을 낼 수 있는 방향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미국과 캐나다 이외의 위워크 지점은 파산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회사는 보도 자료에서 밝혔다. 상식적으로 본사가 파산을 선언했는데 한국에 위치한 위워크 지점이 타격을 받지 않을 수 있을까?
한국에 위치한 다수의 위워크는 임대 보증금이 크지 않다. 위워크가 무너지면 국내 오피스 시장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위워크는 지난 월요일 뉴저지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서 위워크가 150억 달러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총 186억 달러에 달하는 부채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미지급 임대료 및 임대 수수료로 약 1억 달러의 빚을 지고 있으며 이 중 일부는 파산 법원에 분쟁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위워크가 전 세계에서 자산을 운영하기 위해 설립한 많은 개별 자회사를 포함하여 제휴된 400개 이상의 다른 기업체도 파산 신청을 했다. 위워크 발행 주식의 약 56%가 SoftBank Vision Fund의 자회사가 소유하고 있다. 공개적으로 거래되는 위워크의 5,200만 주 이상의 주식이 파산 프로세스가 종료됨에 따라 종이 조각이 될 수 있다.
너무 빨리 가면 넘어진다. 서두르면 다친다.
내실을 다지며 한 발자국씩 가는 황소걸음이 진짜 앞으로 나가는 걸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