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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뿌니뿌니 Jun 30. 2022

하늘나라로 이사 간 '슈'

아름다웠던 나의 둘째 아들.

'슈'는 이전에도 언급했지만 목동의 어느 사무실에서 키워지던 아주 이쁘고, 착하고, 순둥순둥한 고양이었다. 사무실의 이사로 인해 갈 곳이 없어진 슈가 어찌어찌 우리 집으로 와서 살게 된 것이 한 서너 살쯤이었을까? 아무도 슈의 정확한 생일을 아는 사람이 없어서 그의 나이 뒤에는 항상 '쯤'이 붙어 있었다. 그렇게 슈는 낯선 사람들을 새로운 가족으로, '양'이라는 이름의 까칠한 고양이를 누나로 맞았으며, 그리고 나에게는 눈에 넣어도 안 아픈 둘째 아들이 되었다.


얼마 전 6월 29일은 슈가 하늘나라로 이사간지 두 해째 되는 날이었다. 첫 해와 마찬가지로 그가 좋아하던 캔과 추르, 그리고 그를 위해서 만든 털 슬리퍼를 차려놓고 둘째 아들을 만났다. 

둘째 아들 하늘나라로 이사간지 두 해째 되는 날, '슈'가 보고 싶어서......

오늘 맛있는 추르 먹으러 온 김에 엄마 꿈에도 한 번 나타나 주라 했거늘........ 바빴나 보다. 


생각보다 많이 아프고 생각난다. 달리는 차 안에서 슈를 가슴에 안고 마지막을 보냈던 사람 딸은 그 순간을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자책한다. 좀 더 편하게 보내줄 수 있었을 텐데 하는 막연한 미련으로......

턱 긁어 주세요.....



슈야. 


하늘나라는 어때? 


괜찮아? 


거기도 추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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