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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뿌니뿌니 Mar 28. 2024

'양'이를 만났다.

나의 고양이 둘째 딸.

모스트 뷰티풀 캣 인 더 월드.




이를 만났다.  

   

너를 만났다.

화곡동의 오래된 빌라에서

마음씨 착한 입주민의 배려로

길거리에서의 출산을 간신히 면했던

어느 길양이를 엄마로 두고,

그렇게 운이 좋게, 별 탈 없이 너는 태어났다.     


엄마 고양이의 의지와는 상관없는

인간의 배려 아닌 배려로

우리 집으로 입양을 당해 온 너는

새끼를 빼앗긴 어미 고양이의 슬픔과는 별개로

정말 예뻤다. 

이 세상에서 제일 예뻤다. 

    

손바닥 만한 크기로 나를 만나서

끝까지 커도 딱 신생아만큼의 키와 몸무게를 지녔던 너는,

17년 5개월 동안 

가늠할 수 없을 만큼의 풍요로운 기쁨을 나에게 주고

생의 마지막까지도 나의 옆에서

아가의 모습으로 살다가 

희로애락의 온갖 생채기를 남기고

그렇게 떠났다.  

   

‘이만큼’이란 단어의 크기와 무게를 감히 잴 수 있다면

나는 ‘양’이를 ‘이만큼’ 사랑했다.    


하늘만큼 땅만큼두 팔 벌려 이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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