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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종교란 어떤 의미인가요?

백일백장 100 -3

오늘 단체톡방이 뜬금없는 종교 이야기로 시끄러웠다.
한 분이 "부모님이 너무 종교적인 걸 강요해서 부담스럽다"라고 올린 말에,
신실한 교인들의 따뜻한 권면이 이어졌고,
그 분위기를 부담스러워한 다른 분이 이렇게 말했다.


"여기는 종교와 상관없는 방입니다. 종교 홍보하지 말아 주세요.
그리고 관련 글을 모두 삭제해 주세요."


그리고 언젠가 내가 종교를 권하자, 이렇게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나 그 사람 때문에라도 교회 안 다닐 거예요."


나는 기독교인으로서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정말 마음이 아프다.

예수 그리스도가 십자가에 못 박혔을 때의 의미는 이것은 아니었을 텐데, 오늘날의 종교는 뭐가 문제일까?


상담 현장이나 일상 속에서도, 나는 때때로 마주하고 싶지 않은 종교의 그림자를 목격하곤 한다.

부모 세대가 잘못된 종교관념을 자녀에게 강압적으로 주입하거나,
어떤 교회는 형식과 절차에 집착하면서 신앙의 본질을 잃어버리는 모습을 본다.
심지어 이단은 그 본질조차 왜곡해 수많은 사람들을 미혹한다.


이쯤에서 묻게 된다.
“그들이 만난 종교는 정말 종교였을까?”


오늘 K상담심리센터에서 의미치료 집단 상담을 받으면서 홍영식 교수님께서 본인의 이야기를 풀어주셨다.

나 또한 어린 시절, 가정사, 결혼 등 하나님께 원망하며 살았던 시절이 너무 길었다. 고통은 끝이 없을 것 같았고 폐쇄 공포증이 있는 사람이 몇 십 년째 터널 안에 갇혀있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오늘 홍영식 교수님이 해 주셨던 이야기처럼 우리는 그 끝을 알 수 없고 오직 주어진 날에 최선을 다하다 보면 언제가 고난의 의미를 깨닫게 오는 날이 있다고 하셨다. 공감한다. 나 또한 오랜 시간 방황하며 하나님을 원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를 힘들게 했던 사람들, 그리고 고난들은 오늘의 나를 더 단단하게 해 주는 자양분이 되었음을 이제는 안다.

우리는 태어나는 것도, 이 땅을 떠나는 것도 선택할 수 없다. 오로지 신의 영역인 것이다.

하지만 이 땅에 살면서도 평화를 누리며 살기를 바란다.

삶의 디폴트 값은 고통이며 그나마 잠깐잠깐 만나는 행복 속에서 우리는 살아갈 힘을 얻기 때문이다.


"당신에게 종교란 어떤 의미인가요?"


“수고하고 무거운 짐을 진 자 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 그리하면 너희 마음이 쉼을 얻으리니, 이는 내 멍에는 쉽고 내 짐은 가벼움이라(마 11:28-29).”


나는 종교가 누군가를 얽매고 숨 막히게 하는 것이 아니라, 위로와 평안을 주기를, 무거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마음이 가벼워지는 쉼이 있는 그늘이 되어주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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