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엔 두끼만 먹자. 그러기 위해 아점을 든든히 먹자.
밀가루를 먹지 않겠다고 선언한 첫째 때문에 밀가루 요리를 거의 안 하지만 어제 카페에서 빵을 우걱우걱 먹어대는 딸을 보고 배신감이 들어서 오늘은 대놓고 밀가루 요리.
딸이 부엌에 왔을 때 순간 쌀이라고 속일까,라는 유혹이 일었지만 참았다.
애들이 추궁하는 어른에게 일단 거짓말부터 하고 보는 심정을 나이들수록 격하게 공감하게 된다.
거짓말 대신 어제일로 추궁한 다음 임막음을 시도하기로 결정. 어쩐지 고소한걸?
멸치 뺀 다시마 육수로 깔끔한 국물 유도했으나 그저 그럼.
육수와 동시에 감자 삶고 수제비 투척해서 건져냄.
마지막 간장 넣고 들깨가루 듬뿍 쏟음.
고소하다. 굿.
그릇에 한가득 담아준다. 이 접시 한 가득 요리에 담긴 메시지는 확실하다.
"저녁 전까지 엄마를 찾지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