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츄르로 밀당하는 나와 고양이>
난데없이 화 부장의 화풀이 대상이 됐다.
화 부장은 두더지 게임을 하듯,
그때그때 눈에 띄는 사람의 자아를 힘껏 내리친다.
오늘은 나네.
어딜 가나 있는 일이다.
더 억울할 때가 있고, 덜 억울할 때가 있고.
더 짜증 날 때가 있고, 덜 짜증 날 때가 있다.
천하의 미친놈, 욕하면서 찌그러진 자아와 퉁칠 때도 있다.
이젠 좀 지친다.
언제까지 두더지여야 하는지.
싫기도 하고.
게임판을 나오지 못하는 내가.
고양이 간식을 샀다.
고양이가 무척 좋아하지만
비싸서 아껴주던 간식을 종류별로 여러 박스 샀다.
어렸을 적.
퇴근길에 반짝반짝 잘 닦인 비싼 귤을 잔뜩 사 온 아빠.
갑자기 일어나서 프라이팬에 식빵을 구워 피자 비슷한 걸 만들어 준 엄마.
그때도 이런 마음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