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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영 Aug 15. 2022

나답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이곳에 와서 변해버린 나의 모습에 당황스러울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나는 인간관계에 목을 매는 편이 아닌데, 이곳에 와서 크게 신경 쓰면서 스트레스 많이 받는 모습도 그중에 하나이다. 나를 잘 아는 친구들은 질책하기도 하면서 왜 이렇게 변했냐고 이야기하지만 정작 그들 보다 당황스러운 것은 나이다. 


우리 집은 지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공원 가까이에 있다. 그래서 침대에 누워있으면 공원에서 하는 행사의 음악 소리나 시끌벅적한 사람들의 소리가 드릴 때가 있다. 오늘도 역시 집에 누워서 쉬고 있는데 지역 축제로 인한 음악 소리가 들린다. 오늘 낮에 마트로 장을 보러 가면서 나폴레옹 3세 때 복장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았다. 이 축제는 최근 지역 축제에 관심을 갖고 있는 한국이 대표적인 사례로 소개할 정도로 유명한 축제이다. 지금 나는 이런 유명한 축제를 눈앞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있는 거다. 


이 지역 홈페이지를 가보니, 곧 가장행렬이 열린다. 우리 집은 가장행렬 코스에 하나이다. 그러니 몇 발자국만 나가면 눈앞에서 진기한 것들을 볼 수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문을 열고 나갔다. 하지만 이내 다시 돌아와 밀린 숙제를 했다.  


지역 축제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나는 한국에 있어도 그리 구경하지 않았을 터이다. 그냥 다른 나라에 있으니깐 들떠있는 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그러다가 또 안 좋은 일이 생길까 봐 무서운 마음도 들었다. 이럴 때면 어떤 모습이 나다운 것인지 모르겠다. 


가장 나다운 것은 어떤 것에 규정짓지 않고 자유롭게 살아가는 것일 텐데, 여기서는 눈치도 많이 보고 생각도 많아지게 된다. 이유 없이 계속 움츠려 드는 기분이 든다. 


그래도 뒤늦게 산책을 하면서 당신의 복식을 입고 춤추는 무리를 보기도 하였고, 다양한 차림을 한 사람들이 포즈를 취해져서 사진도 몇 장 찍기도 하였다. 이것만으로도 만족한다. 언젠가는 프랑스 사회에 나가서 자연스럽게, 자유롭게, 같이 어울리는 순간이 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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