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학생 집밥
유학생활을 한 지 달을 세자면 발자취를 하나하나 세기에 시간이 벅찰 정도로 시간이 흘렀다. 무엇하나 내 마음대로 되는 것 하나 없고 어쩌면 ‘몸부림’만이 가득한 일상일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가장 소중한 시간, 나를 치유하는 시간 중 하나는 요리를 하는 시간이다.
처음 프랑스에 이사를 와서 아무런 정보도 없는 채로 용기만 가득했던 날, 작디작은 미니오븐에서 쿠키를 구웠던 날을 회상한다. 초코 데코레이션이 건포도 마냥 다 타버린, 어설프고 날 것의 나를 대변해 주었던 그 쿠키. 지금에 와서는 레시피를 굳이 찾아보지 않아도 어림잡아 척척 요리를 해 내는 지경에 이르렀다.
스파게티면으로 만든 짜장면.
유학생활 중 생각이 자주 나는 짜장면. 밀로 만든 면은 시내 멀리 사러 나가야 하기 때문에 스파게티 면과 춘장소스로 만든 짜장을 버무린다.
라따뚜이
프랑스의 맛. 야채와 치즈의 조합이 최고다. 귀찮을 때는 소스와 야채를 버무리고 치즈만 뿌려서 에어프라이어에 30분 구우면 끝!
닭가슴살 떡볶이.
단백질은 보충해야 하니까. 떡볶이에 넣어서 요리했는데 행복한 맛이었다.
미소라멘.
라멘을 집에서 직접 만들게 될 줄은 몰랐는데. 야채가 많이 들어가서 풍부한 맛이 난다.
김치 메밀면.
쯔유만 있으면 뚝딱 만들어 낼 수 있다. 김치를 따로 먹다가 섞어 넣어봤는데 나름 근사해 보이는 요리가 탄생했다. 어름 동동 띄워 먹으면 여름에 먹으면 이만한 별미가 없다.
카레 우동.
유학생활 이후 쌀을 자주 찾지 않게 되었다. 우동에다가 해물 카레를 곁들이니 색다른 맛이 났다.
여름 방학이 되었다. 요리할 수 있는 시간이 늘어 행복감도, 활기도 늘었다. 집밥을 한 끼 한 끼 잘해서 먹는 시간은 중요하다. 나에게 주는 선물, 위로, 응원 같은 것이다. 영양을 고루 채워 식사를 한 하루와, 대충 바게트 샌드위치로 때운 날은 기분과 에너지가 다르다. 뭐니 뭐니 해도 집밥이 최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