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가 다니는 초등학교에서는 3학년 1학기 봄에 생존수영을 가르쳐준다. 그때까지 물공포가 있던 첫째는 걱정이 이만저만했다. 수영수업 첫날에 울고도 왔다. 그러더니 마침내 수영을 좋아하게 되었고, 감기 때문에 못 가는 날 빼고는 4학년 2학기 지금까지 참 꾸준히다. 요즘에는 '접배평자'라는 (나에게는 생소한) 신용어를 이리저리 날리며, 그걸 연습한다고 요란했다. 그리고 드디어 오리발을 끼고 25미터를 네 번 만에 갔다고 신이 났었다.
내 세계는 그리 광활하지 않아서, 아이가 좋으면 나도 좋고 며칠 그 생각으로 살게 되곤 한다. 그래서 어제 하늘에는 오리발을 낀? 오리가 궁둥이를 내밀며, 접영을 하고 있었던 거다. 내 눈에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