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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럽키진 Dec 11. 2022

달라도 많이 다른 부부에게
묻습니다

서로 맞지 않다고 얼굴을 붉히는 부부에게

 남편과 나는 달랐다.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고, 처음부터 끝까지 철저한 계획이 있어야 움직이는 나에게 남편은 어물쩍 대충 넘어가고, 생각 없이 무언가 시작하는 겁 없고 경솔한 사람이었다. 큰 일을 앞두고 초긍정인 남편이 어찌나 태평해 보이던지. 우린 많이 다르고 안 맞는 부부라고 여겼다.


 결혼 5년 차부터 우리는 점점 서로에게 스며들어갔다. 사람을 잘 믿지 못하고, 부정적인 생각이 앞섰던 나는 좋은 면을 보기 시작했다. 남편은 조금 더 신중하고 계획적으로 일처리를 했다. 배울 점은 배우고, 보완하면서 15년을 지내니 함께 성장하는 게 눈에 보인다. 새로운 공부와 일을 시작할 때 서로 응원해주며 돕는 관계가 되었다. 


 우리가 결혼을 하면서 서로 다르다며 으르렁 대기만 했다면 어땠을까. 아직도 뜬금없이 고맙다는 얘기를 자주 건넨다. 진짜 고맙기 때문이다. 이 사람을 동반자로 만나지 못했더라면 난 지금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을까.




>>  사자끼리 만나면 성격이 달라도 서로 힘겨루기를 하며 상대를 알아가고, 사냥 기술을 익히고, 결국은 좋은 동반자가 된다. 그러나 사자와 하이에나가 만나면 사자가 하이에나를 물어 죽이거나 혹은 사자가 하이에나에게 물려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다. 어느 쪽이든 사자 입장에서는 시간 낭비일 뿐이다.

 붉은색과 파란색이 섞이면 오묘한 보라색이 되고, 노란색과 파란색이 섞이면 싱그러운 녹색이 되며, 붉은색과 노란색이 섞이면 따스한 주황색이 된다. 그러면 어떤 색도 검은색과 섞이면 돌이킬 수가 없다. 그저 검은색이 되고 만다.


결혼으로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 줄 수 있으려면 두 사람 모두 상당한 수준의 성숙함과 배려심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다면 최소한 둘 다 긍정적 에너지가 있어야 한다. 즉, 다른 부분은 전부 다르더라도 에너지의 방향만큼은 같아야 한다.


 내게 끈기가 있다면 상대에게는 융통성이, 내게 용기가 있다면 상대에게는 신중함이, 내게 감성이 있다면 상대에게 이성이 있어야 한다.


 적어도 서로 배울 만한 장점과 보완할 수 있을 정도의 단점만 있어야 한다. 그래야 서로 채워 주는 사이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긍정적 에너지를 가진 사람이 부정적 에너지를 가진 사람을 만나면 부정적 에너지가 보완되는 게 아니라 긍정적 에너지가 사라져 버린다. 이런 관계에서는 아무리 노력한들 서로의 부족함을 채울 수 없다.


-도서) 그대만 모르는 비밀 하나, 후이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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