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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럽키진 Dec 11. 2022

결혼 15년 차의 '돈 벌 궁리'

이번 차례는 남편 독립이야!!

"내가 열심히 돈을 버는 이유는 선택할 자격을 갖기 위해서입니다. 부자는 해변에서 일광욕을 할 수도 있고, 스위스에 가서 스키를 탈 수도 있고, 파리에 가서 와인을 마실 수도 있으며, 두바이의 5성급 호텔에서 낮잠을 잘 수도 있죠. 하지만 한량은 그중 어느 것도 선택할 수 없소. 똑같이 해변에서 일광욕을 하더라도 여러 개의 가능성 중 하나를 선택해서 하는 것과 선택할 수 있는 게 그것밖에 없어서 그러고 있는 것은 천지 차이 라오."


 어딘가에서 본 책 한 구절이 생각난다. 난 자유로운 삶을 갈망한다.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가치도 이것이다. 자유롭게 선택하기 위한 도전 중이다. 


 무언가를 열심히, 죽을힘을 다했어도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결과를 보게 되어있다. 세상에서 아무리 과정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아직은 그 수준에 이르기에는 무리인듯하다. 다른 사람의 시선보다 내 만족을 우선으로 하는 나일지라도, 힘들게 벌어온 남편 돈을 아껴 쓰라며 핀잔을 주시는 시어머니 말 한마디에 가슴이 무너져 내리는 걸 보면 내공을 더 길러야 한다.


 대학병원 간호사를 그만두고 육아를 선택한 것도 나다. 후회는 하지 않는다. 오히려 현명한 선택이었다고 자부한다. 세 아이와 함께 지내는 15년의 긴 시간 동안, 변하지 않는 가장 큰 목표는 아이들이 빠른 시간 내에 품에서 벗어나 내가 원하는 꿈을 맘껏 펼치는 것이었다. 아이들의 꿈은 각자가 이루기 위해 노력하면 되는 것이고, 이제 나의 존재감을 찾을 시간이다. 아이들 독립 후 비로소 자유를 찾았을 때, 바로 소망하던 일을 할 수 있으려면 육아하는 동안에 준비를 마치는 것이 절실했다. 내가 빠진 희생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남편도 아이들도 아내, 엄마의 존재를 소중히 여기는 이유는 스스로 존중하는 마음을 갖고 함께 했기 때문이다. 시간이 남아서가 아니라, 에너지가 넘쳐서가 아니라 우리를 위해 노력을 해 준 것이라 생각해서 더 감사함을 느끼는 것이리라.



 문득 떠오른다. 직업을 가지면서 20대 초반에 경제적으로 독립을 했다. 결혼을 하고 육아를 하면서 다시 남편에게 기대어 살고 있는 느낌이었다. 물론 부부는 함께 가정을 이루기 때문에 소유 재산을 공유한다. 그러나 육아를 하고 집안일을 하는 사람은 눈에 보이는 수입이 없는 게 사실이다. 혹시 몸이 아파서 아이들을 돌보고 집안일을 하는 비용을 지출해야 하지 않는 이상은 돈과 관련짓는 일은 거의 없다. 


" 하루 종일 직장에 나가 일을 할래? 아니면 집안일하면서 아이 돌볼래?" 누군가가 묻는다면, 전자를 택하는 이가 더 많을 것이다. 이 세상에 내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 있다면, 고민 없이 육아와 주식이라고 하겠다. 그 어떠한 내공을 들이밀어도 결코 만만치 않은 것이 아이 키우기다. 그것도 언제 끝날지 모르는 무한반복 속의 육아란 쉽지 않다.

그 비용을 어찌 환산할 수 있을까. 그런 대단한 일을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서는 엄마와 그의 엄마가 담당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밖에서 돈을 벌어온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집안 담당을 하는 사람은 돈에 대해 당당하지 못하다. 그 돈을 내 맘대로 쓰기에는 밀려오는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다. 그 무언가가 무엇일까.


 아이들이 독립하고 자유인이 되었을 때, 선택권을 가지려면 '돈'이 있어야 한다는 깨달음. 이제는 남편에게서 독립하는 것이 목표가 되었다. 하고자 하는 일에 방해가 없도록 경제적으로 자유로워지고 싶었다. 크게 깨달았던 계기가 있었다.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했지만, 사실 공부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투자였다. 경제관념도 지식도 없었던 3년 전, 주식을 알게 되면서 관심을 갖게 되고 관련 책에 몰입했다. 주식이 마치 우리의 인생과도 같다는 생각을 하며 매력에 빠져들었고, 자연스레 부동산에도 발을 들였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해서 무작정 공인중개사 자격시험을 준비했다. 새로운 세상이라 신기했고 재미있었다. 자격을 취득했지만, 공인중개사가 될 마음이 아직은 없다. 투자 공부를 계속해나가던 중 몸소 체험을 하고 싶었으나 내 명의로 된 자산이 거의 없다는 것이 서글퍼졌다. 소액 투자했던 주식을 수익으로 늘려가고, 지금까지 가정에 충실했던 대가의 10분의 1이라도 지분을 달라고 했다. 기회가 되었을 때, 투자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요즘은 눈에 보이는 수입이 있다. 일주일에 세네 번 중고등학교 진로강의를 하고, 1월부터 공부방 수업을 한다. 육아하는 동안, 하고 싶은 일을 바로 할 수 있게 준비를 한 것이다.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경단녀라 불릴 때 한 번도 불안한 적이 없었다고는 할 수 없다. 그래도 사랑하는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헛되이 하지 않기 위해 노력했고, 독립이라는 강력한 목표를 잊지 않고 열심히 달려왔다. 그러다 보니 결실로 이어지더라. 물론 끊임없는 '돈 벌 궁리'를 하였지만, 육아 하나만 잘해도 이런 일은 일어난다.


 아이들의 빠른 독립을 위해 자기 주도 생활과 학습 습관에 힘을 쏟았고, 그것이 결국엔 내가 자유를 선택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새로운 분야의 공부와 도전을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와 발판을 다질 수 있게 가족이 돕고 있기에. 사교육 없이 세 아이와 함께 나눠 온 시간들을 공부방에 고스란히 녹여낼 수 있으리라. 많은 시행착오를 노하우로 승화해 아이들과 부모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 기쁘다.


 그와 더불어 자유로운 선택을 위한 경제적인 독립까지도 머지않았다.


 당당하게 독립을 하고자 하는 많은 아내와 엄마, 그 존재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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