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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구석 문화생활 Nov 30. 2021

[영화: 기생충] 이 장면도 CG라고요?

우리가 눈치채지 못하는 사실들


알고 보면 재밌는 기생충
비하인드스토리

영화 <기생충>은 봉준호 감독의 7번째 영화로 상류층과 하류층의 대조를 통해 빈부격차와 계급이라는 소재를 다루면서 자본주의 사회의 비판을 보여주는 영화입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비영어 영화 최초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하고 영화 역사상 3번째로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작품상을 동시 수상했으며 한국 영화 역사상 가장 높은 흥행을 기록한 작품입니다. 


기생충은 블록버스터 영화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제작비가 150억 원 들었다고 합니다. 



1. 반지하 집의 비밀 


영화 <기생충> 속 기택(송강호)의 집인 반지하 집은 집 실내부터, 실외의 골목까지 그 동네 전체를 세트로 지었습니다. 

20동의 건물에 40가구 가까이 산다는 설정으로 경기도 고양 아쿠아 스튜디오에 지어졌습니다. 


재개발 지역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오래된 실제 벽돌을 실리콘으로 떠서 벽돌을 만들고 문짝·새시·방충망·유리창·대문·연통·전깃줄 등을 몇 달에 걸쳐 구하거나 사들였다고 합니다. 


배우들의 리얼한 연기를 위해 실제 음식물 쓰레기까지 만들어 촬영 때 파리와 모기가 윙윙거리게 했으며, 삼겹살을 구워 가스레인지 주변에 기름때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오래된 옷가지, 가구 등이 들어오며 오래된 곰팡이 냄새도 만들었습니다. 디테일을 더해 배우와 스태프들의 몰입감을 살렸습니다. 

폭우가 쏟아지는 중에 기택네가 박 사장(이선균)의 고급 저택에서 빠져나와 물에 잠긴 반지하 동네를 맞닥뜨리는 장면은 영화의 명장면인데요. 


이 장면은 경기도 고양 아쿠아 스튜디오에 건설한 세트에 그냥 물을 퍼부어서 촬영했다고 합니다. 동네가 침수되는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물이 50t이나 동원됐습니다. 


2. 박 사장 집은 2층이 아니다?

<기생충> 속 고급 주택은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는데요. 

칸 영화제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 심사 위원장조차 봉준호 감독에게 "어떻게 저렇게 완벽한 집을 골랐느냐"고 물어봤을 정도로 디테일이 완벽한 집이었습니다. 


사실 부자 집 동네에 있을 법해 보이는 이 2층 규모의 '박 사장의 집'은 사실  1층 집이었습니다. 2층은 CG로 만들어졌으며 1층과 마당은 세트입니다. 


실평수 200여 평의 거대한 저택을 만들기 위해 외부와 1층, 지하와 차고는 600여 평의 전주종합영화 촬영소 세트장에 20여억을 들여 주택을 지었습니다. 빈 공터에 기초공사부터 수도, 전기시설이 완벽하게 갖추어진 집이었습니다. 



지하 밀실로 이어지는 계단 통로는 따로 만들어 편집했습니다. 2층 내부는 안성 디마 세트장에 각각 지었습니다. 

또 부잣집 동네 골목이 등장하는데 박사장네 차고와 외벽도 세트이며, 세트를 만들어 촬영한 뒤 골목과 CG로 합성했다고 밝혀졌습니다. 

봉준호 감독과 미술팀의 디테일 때문에 더욱 현실감 있는 영화가 만들어졌습니다. 


3. 자연스러운 CG들 


<기생충> 속 자동차 신은 송강하고 운전을 하고 이선균과 대화하는 장면인데요. 사실 이 장면은 컴퓨터 그래픽으로 차량이 멈춰 있는 상태에서 촬영됐습니다. 하지만 너무 자연스러워서 CG를 눈치채기 어렵습니다. 

봉준호 감독은 "감독들 입장에서 자동차 신을 찍게 되면 부담이 있다"며  "자동차도 다 세워놓고 찍었고, 바깥은 따로 합성해서 찍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도로 위 장면을 촬영할 때 길도 통제해야 하고, 찍을 수 있는 테이크도 제한되기 때문에 컴퓨터 그래픽 처리는 훌륭한 선택이었습니다.  



영화 <기생충>속 저택의 정원도 아름답게 연출됐는데요. 하늘색도 달라졌고 나무도 더 심었다고 합니다. 너무 자연스러워서 누가 알려주지 못하면 몰랐을 법한 디테일입니다. 





사진은 <기생충>의 마지막 장면인 가든파티 신입니다. 사실 이 장면에 숨겨진 사실이 있습니다. 바로 '잔디'입니다. 


마지막 가든파티 장면을 3~4일에 걸쳐서 찍었다고 합니다. 야외 촬영이 진행될수록 나중에 잔디가 망가져서 CG로 색을 입혔다고 합니다. CG 덕분에 푸룻푸룻한 잔디색으로 보였던 것입니다. 



이 장면은 영화 <기생충> 초반에 나오는 장면으로 기택(송강호)이 가족과 둘러앉아 밥을 먹고 있는데 밥상에 갑자기 꼽등이가 나타납니다. 

 기택은 "으, 꼽등이." 하면서 하루 이틀 일도 아니라는 듯 무심하게 손가락으로 튕겨버리는데요. 사실 이 꼽등이는 CG가 아니라 진짜 제작진들이 키운 꼽등이라고 합니다. 




봉준호 감독이 '봉테일'로 불리는 이유 


영화 <기생충> 속 '공간'을 통해 숨겨진 디테일을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치밀한 시나리오와 디테일한 설정은 그를 '봉테일'이라는 수식을 붙일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한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많은 소품과 노력들이 들어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며, 이 장면을 염두하고 영화를 보면 다른 느낌으로 받아들여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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