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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아름 Aug 22. 2024

당신으로의 초대

아름세계 2024년 8월호 ㅣ 참여형 콘텐츠 ㅣ 강아름

 일단 조용한 곳으로 이동하자. 일을 하는 중이거나 밖에서 노는 중이라면, 이곳을 떠나도 좋다. (그래도 온 김에 좋아요는 누르고 가자) 방문을 닫고 불을 끈 채로 침대에 누울 수 있다면 가장 완벽하다. 그리고, 눈을 감아 보자. (진짜 눈을 감으면 글을 못 읽으니, 눈을 감는다는 상상을 하자. 그 정도의 융통성은 발휘할 수 있지 않은가?) 어떤 생각과 감정이 당신의 어둠을 헤메는가? 성급하게 떠다니는 흐릿한 마음들을 애써 들여다보려 하지 말고, 일단 숨을 쭉 들이마시고 천천히 숨을 내쉬면서 온몸의 긴장을 풀어보자. 다시 한번 숨을 쭉 들이마시고 천천히 숨을 내쉬면서, 또 다른 우주와 같은 어둠의 깊이를 조금씩 느껴보자. 어둠으로 들어가는 만큼 더 깊이 숨을 들이마시고, 들이마신 것보다 2배 천천히 숨을 내쉬면서 편안하게 몸을 내려놓자.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는 것을 반복하며, 편안해졌다면 다음 문단으로 넘어가자.



 이제 최근에 스트레스받았던 상황을 떠올려보자. 창피했던 일, 짜증 났던 일, 화가 났던 일, 기분 나빴던 일, 슬펐던 일을 떠올려보자.


 언제 있었던 일인가?

 어떤 장소에서 어떤 사람과 함께 있었던 일인가?

 어떤 일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게 된 것인가?

 지금 나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가?

 어떤 생각과 감정이 가장 강한 에너지를 뿜고 있는가?


 그 마음에 다가가 보자. 나에게 몰입해 보자. 가장 강렬하게 나타나는 감정을 느껴보자. 감정을 말로 표현할 수 있다면, 해보는 것이 좋다. 당시 상황 속에 내가 되어 생생한 감정을 느끼면서 계속 소리 내보자.


 그리고 그 감정이 절정에 다다랐을 때, 그 장면을 카메라로 찍어보자. 찍은 사진을 액자에 넣어보자. 그리고 그 사진을 나의 방에서 가장 잘 보이는 곳에 걸어보자. 걸어 놓은 액자 속 나의 모습을 조용히 바라보자.  



 이제 걸어놓았던 액자를 들고 전시관으로 갈 것이다. 어떤 전시관에 그 사진을 걸어두고 싶은가? 거대한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도 좋고, 정갈한 세종문화회관 미술관도 좋다. 전시관에 도착하면 가장 잘 보이는 곳에 그 액자를 걸어두자.


 그리고 고상하고 세련된 옷을 입고 전시관에 입장한다. 먼저 방금 찍었던 사진을 조용히 바라본다. 고개를 돌려보니 나의 다른 모습들도 걸려있는 것 같다.


 어떤 모습들이 전시되어 있는가?

 어떤 생각과 감정이 떠오르는가?


 천천히, 그리고 충분히 감상하고 전시관을 떠나자.


PC로 재생시 노래를 들으며 동시에 글을 읽을 수 있습니다.



 눈을 떠도 좋다. 어떤 느낌을 받았을지 모르겠지만, 감히 조금이라도 마음이 정화되는 시간이 되었길 바란다. 위 과정은 NLP(Neuro-Linguistic Programming)에서 제시한 ‘미술관’ 심리치료 기법이다. 마치 남의 일처럼 제삼자의 입장에서 자신의 고통을 바라보며, 당시 느꼈던 감정을 둔감하게 만듦으로써 부정적인 경험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법이다. 물론 상담자와 실제로 마주하여 상담자의 목소리에 따라 체험한다면 더 몰입할 수 있었겠지만, 할 줄만 알면 혼자서도 해볼 수 있는 기법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나도 교수님께 받으면서 카타르시스를 느꼈고, 가끔 활용해서 스트레스로 시달린 영혼을 치유한다.


 눈을 감으면, 우리는 우리의 생각과 감정을 이미지로 만날 수 있다. 그 힘은 너무나 놀라워서 초능력이라고 해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이다. 그러나 눈을 뜨는 순간, 눈앞의 복잡한 세상에 사로잡혀 그 능력을 상실해 버린다. 그런 의미에서, 충분히 몰입하지 못한 사람은 다시 한번 읽어 보는 것을 권유한다. 읽을 때는 오로지 글에만 집중하고, 다른 것에는 눈을 감아주길 바란다. 당신의 렌즈에 생각과 감정이 맺히고 있다면, 잘하고 있는 것이다. 혼돈의 세상은 잊고, 오직 이 글과 당신만을 남기자.


초대합니다. 당신으로 향하는 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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