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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C Nov 18. 2022

47.하와이의 비밀#3

APPENDIX, HAWAII, THE OTHER SIDE..

홈리스의 천국


말 그대로 하와이는 노숙자의 천국이다. 경찰이 계속 순찰을 돌며 와이키키 지역이나 관광지에는 노숙자가 모여드는 것을 방지하지만 현지인들이 거주하는 주택가로 접어들면 길가에 홈리스 텐트가 즐비하다.


내가 살던 집 앞 길거리에도 한 노숙자 할아버지가 365일, 24시간 캠핑 의자에 앉아 지나가는 차를 지켜보기만 했었다. 혹여 돌아가신 게 아닐까 할 정도로 움직임이 없으셔서 도인이 면벽 수행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상상도 해 보았는데, 한 번은 아들 녀석이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그 앞에서 실수로 넘어지자 할아버지가 놀라서 벌떡 일어나는 것을 보고는 아들은 아프다고 투덜대는데 나는 '직립보행이 가능하신 분이었구나.'라고 생각하며 속으로 엄청 웃었던 기억이 있다.


한편, 출근길 신호대기 중에 거리에 있던 자그마한 텐트 안에서 노숙자 부부에 이어 아이들까지 총 9명이 잠이 부스스하게 나오는 것을 보고 놀라서 신호등이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넋을 놓고 바라본 적도 있다.


하와이의 노숙자 중 하와이 출신은 거의 없다. 그들은 미 본토에서 구걸을 해서 간신히 하와이행 편도 티켓을 사서 건너오곤 하는데, 4계절 내내 밖에서 자도 얼어 죽을 일이 없으며 여행으로 맘이 너그러워진 돈 많은 관광객들이 많아 구걸을 하기가 편하기 때문이다. 홈리스가 너무 많아지자 과거 하와이 당국은 예산을 들여 그들에게 다시 본토로 가는 편도행 티켓을 마련해 준 적도 있었다고 하는데, 일부는 그 티켓을 팔아 마리화나를 사서 피우고는 다시 제 자리로 돌아갔다는 웃픈 이야기도 들었다.


여행 중에 홈리스를 만나면 1불 정도의 돈을 던져 주는 것은 몰라도 절대 음식을 주어서는 안 된다. 샌드위치 같은 음식을 주면 맛있게 먹고 난 후 식중독이 걸렸다며 당신을 상대로 소송을 걸 수도 있기 때문이다. 홈리스의 식중독 소송 전문 변호사가 뒤에서 코칭을 하고 있다는 소문도 있으니 참고하길 바란다.


그 놈들 이야기


노약자나 임산부 및 심약자는 이 부분은 뛰어 넘길 바란다. 앞으로 무서운 내용이 전개되기 때문이다. 하와이는 천당 밑에 999당이라고 불리기도 하지만, 그 놈들 (대형 바퀴벌레)에게도 999당이다.


연중 온화한 날씨에 적당한 습도와 바람은 사람에게만 살기 좋은 게 아니다. 그 놈들에게도 천혜의 서식지를 제공하기 때문에 하와이에서 살고 싶은 사람이라면 반드시 그 놈들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우리 집의 경우에는 4년 동안 약 5~6cm에 달하는 적당한? 사이즈의 그 놈들이 10번 정도 출몰한 적이 있으며, 밤에 자전거를 타고 한적한 주택가를 달리다가 방향을 잃고 날아다니던 그놈이 갑자기 내 얼굴에 아플 정도로 부딪힌 적도 있고, 아파트 옥상 바비큐장에서는 밤하늘에서 들리는 '두다다다' 소리에 이 밤중에 헬리콥터가 비행을 하네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교미기의 그 넘들이 서로 몸을 부딪히며 날아다니는 소리라는 걸 듣고는 기겁한 적도 있다.


지인의 경우에는 길을 걷다가 누군가 자꾸 뒤에서 옷을 잡아당겨서 돌아보았는데 아무도 없길래 의아해했는데 알고 보니 그게 그놈이 등 뒤를 기어서 올라가는 중이었다는 말도 안 되는 사연도 있다. 물론, 그런 놈들이 혹시나 비행기로 기어 들어가 회항을 할 수도 있기에 늘 경계심을 가지고 문 닫기 전에 벽을 살펴보던 일도 지점장의 체크리스트 중 하나였었다. 진심!


그 놈들과의 기억 중 가장 힘들었던 순간 몇 개를 짧게 담아 보겠다.


회사에서 업무를 보던 중 아파트 시큐러티에게 전화가 걸려 왔다. "유닛 넘버 911? 너네 집에서 비명 소리가 들려. 확인해 보는 게 좋을 것 같으셔!" 너무 놀라 집사람에게 전화를 걸었고 이내 울음 섞인 목소리로 돌아온 답변은 집에 그놈 한 마리가 나와 지금 아들 녀석이 간신히 잡아서 처리했다는 것이었다. 12살의 어린 나이라고 하더라도 사내 녀석이라 엄마가 하두 소리를 지르니 어쩔 수 없이 처리를 했나 보다..


불행 중 다행이기에 즉시 경비실로 전화를 다시 하여 사정을 설명했더니 웃으며 “오호! 그런 경우 많아. 이해해~ ”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이해하긴 뭘 이해해. 우린 여기 와서 그렇게 큰 넘들은 처음 본거라고!


한 번은 내가 휴일 낮에 집에서 발견한 놈이었다. 이 놈은 역시나 항공사 지점장의 집에 침입한 놈 답게 비행이 가능한 녀석이었는데 최초 발견 시, 천장에 거꾸로 붙어 있길래 30분은 신문뭉치를 들고 허공에 타격을 연습한 후 타격 각도를 면밀히 계산하여 식탁 의자에 올라 밑에서 위로 올려 쳤는데, 역시나 선방은 질러본 놈이 질러본다고 헛스윙과 함께 식탁 의자에서 떨어져 무릎에 상처를 입은 후, 재차 소리를 지르는 집사람이 그놈보다 더 무서워 냉장고 손잡이로 옮겨간 녀석의 옆구리를 내려치고 소파 밑으로 옮겨가며 사투를 벌이는 녀석에게 거의 한 통의 살충제를 뿌려댄 후에야 간신히 잡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어느 날 이상하게도 유치원생 정도의 작은 녀석들 몇 마리가 수일에 걸쳐 거실에서 발견되면서 이상함을 느꼈는데 설거지 중 식기 건조대를 들어 그 하단을 청소하려는 순간, 거기가 그 넘들의 에일리언 알이 모여 있는 근거지라는 걸 알고 놀라 자빠질 뻔했었다.


만약, 하와이에 사는 동안 그 놈들을 집안에서 발견하게 된다면 약 먼저 뿌리지 말자. 약 아무리 뿌려 봤자 소용없다. 정확한 타격을 통해 상해를 입힌 후에야 약을 뿌려야 한다.


아무튼 하와이의 편의점이나 월마트 등에는 별도의 살충제 코너가 크게 자리 잡고 있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공항 지점장으로서 승무원의 L/O 호텔 관리도 하였는데, 객실에서나 휴게실에 그놈이 출현했다며 호텔 변경을 요청하는 리포트도 많이 받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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