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남자로 살아가면서 키, 얼굴, 지능(IQ) 그리고 공감 능력(EQ) 이외에도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이 체취이다. 체취는 상대로 하여금 그 사람을 오랜 시간 동안 인지의 깊은 곳에서 느끼게 해 준단다. 한 가지 예로 어린 시절 집에 있었던 물건은 기억이 잘 나지 않을지 몰라도 이불 냄새는 기억하는 것과 비슷하다.
남자가 살아가면서 관리해야 하는 냄새는 대략 5가지 정도가 있단다.
신체 부위별로 위에서부터 살펴보면,
1. 입 냄새
2. 암내
3. 방귀 냄새
4. 발 냄새
5. 옷/신발 냄새
정도 되겠구나.
아빠가 살아오면서 그리고 너희들을 키우면서 느끼기에는 남자가 향기가 나는 시기는 길어야 만 3세까지인 것 같다. 그러고 나서 호르몬 분비가 많은 2차 성징기, 청소년기, 그리고 노년기에는 특별히 관리가 많이 필요한 시기인 것 같다. 대체로 필요한 시점에 잘 씻으면 관리가 되기는 하지만 너무 자주 씻는 것 또한 피부에 부담을 줄 수 있어서 적절한 관리를 요하는 것 같아, 아빠가 살아오면서 효과적이라고 생각했던 방법들을 몇 가지 알려주고자 한다. 너희도 크면서 필요에 따라 한 번쯤은 시도해 보는 것도 방법일 것 같다.
다만, 의학적 근거가 완벽히 뒷받침되는 내용은 아니니 생활의 지혜 정도로만 시도해 보길 바란다.
먼저, 입냄새는 그 요인이 여러 가지가 있지만 크게는 속에서 올라오는 냄새, 목에서 나는 냄새, 그리고 구강에서 나는 냄새 3가지 정도로 구분할 수 있을 것 같다. 먼저 속에서 올라오는 냄새는 식도와 위에 대한 관리가 적절하지 못해서 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음식을 먹고 바로 눕는다든지 등의 식습관은 위와 식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쳐 안 좋은 냄새를 야기한다. 따라서 음식을 먹은 후 1~2시간은 꼭 좌식 또는 입식으로 생활 후 눕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목에서 나는 냄새는 대체로 목감기로 인한 경우가 많은데 아빠의 경우는 편도가 큰 편이라 목이 자주 부었었고, 이로 인해 입냄새가 나는 경우가 종종 있었던 것 같다. 이는 평상시 아침저녁으로 소금물로 가글을 해주면 목감기 예방에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소금물 가글은 구강 청결에도 도움을 주는 것 같아 1석 2조라고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끝으로 구강에서 나는 냄새는 양치를 잘하면 대체로 막을 수 있는데, 양치도 그 방법이 매우 중요하다. 보통 우리는 하루 세 번 식후에 칫솔로 양치를 하는데, 이 양치 이외에도 하루 한 번은 혀의 백태를 제거해주고, 치실을 통해 치간에 쌓인 이물질을 꼭 빼내어주어라. 사실 구강에서 나는 입냄새는 치아 사이에 끼어 있는 음식물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
다음은 암내이다. 사실 우리 집 식구들은 암내가 많이 나지 않는 편이긴 하다. 그나마 다행인 부분이다. 하지만 혹시나 너희가 아빠나 엄마와 달라 암내가 조금 난다면 너희와 유전자가 많이 다른 사람을 만나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예전에 한 방송에서 실험을 했는데, 티셔츠를 입고 땀을 낸 뒤 블라인드 테스트를 하면 본인 냄새에 가장 강하게 거부 반응을 나타내고 유전자가 다른 사람일수록 거부감을 덜 나타낸다고 하니 희망은 언제나 있다. 하지만 이런 방법 말고 다른 방법이 있는지 묻는다면 고기의 섭취의 양을 줄여 보는 것이다. 고기를 대체할 식품으로 콩이나 해산물, 그리고 구황 작물을 추천한다. 아빠는 비건까지 시도해 보았으나 일반적인 식습관이 자리 잡은 아빠는 그 생활은 너무 힘들어서 못했다. 그래서 시도해 본 것이 페스커테리안(Pescaterian: 생선 이외의 고기는 먹지 않는 사람) 정도였고, 이런 식습관으로 인해 냄새도 개선이 되는 것 같았다. 이는 방귀 냄새에서 확연히 차이가 나니 심각하게 고려해 볼 만하다. 방귀 냄새는 방귀 편에서 따로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다. 내적인 요소를 바꾸는 것 말고 외적으로도 도움을 받을 수 있는데, 그것이 흔히 말하는 향수이다. 이런저런 비싼 향수, 저렴한 향수 다 써보았는데, 아빠에게 잘 맞았던 향수는 크게 두 가지였던 것 같다. 여름에는 "베르사체 맨 오프레시 오드 뚜왈렛"이 그것이고, 겨울에는 "몽블랑 레전드 오드 뚜왈렛"이 그것이다. 특히 여름용 향수는 네 엄마가 아빠랑 대학시절 연애할 때 사준 향수인데, 이 향수는 어떤 향수냐고 모르는 사람이 물어보기도 했던 향수일 정도로 괜찮았던 것 같다. 향수는 체취와 어우러져 그 향을 뽐내는 것이니 아빠와 비슷한 체취를 풍길지 모르는 너희도 이 두 향수를 염두에 두는 것도 방법일 것 같다.
셋째로 방귀 냄새인데, 방귀에 관한 것은 냄새뿐만 아니라 종합적으로 다룰 것이 많으니, "방귀"편에서 제대로 다뤄보겠다.
넷째로 발 냄새는 잘 씻고, 잘 말리는 수밖에 없다. 특히나 중고등학교 시절 남자들의 발 냄새는 상상을 초월한다. 우리들의 발은 항상 신발 속에서 숨도 못 쉰 채 곰팡이들과 함께 고통받고 있는 불쌍한 존재들인데, 이들에게 자주 신선한 공기를 접할 기회를 자주 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남자들의 발은 성인이 되어서도 지속적으로 고통받는데, 여름철 직장에서 여자들은 샌들을 신기도 하지만, 남자들은 샌들을 신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발 냄새는 평생 숙제이다. 발을 식초에 담근다든지, 치약을 발라본다든지, 발가락 양말을 신는다든지 하는 방법 등 많은 방법들이 있겠지만 정말 잘 씻고, 잘 말리고, 건조한 공기에 자주 노출시켜주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라 생각된다. 아빠는 치약까지는 시도해 보았지만 식초나 발가락 양말은 도전해 보지 못했다. 식초는 식초 냄새가 더 싫었고, 발가락 양말은 아빠 눈에는 심미적으로 상당히 부담스러웠다.
끝으로 중요한 것이 우리가 입는 의복의 냄새를 관리하는 것이다. 특히나 옷이 잘 마르지 않아서 생기는 쉰 내를 잘 관리하는 것이 필요한데, 우리나라는 여름철 장마로 인해 빨래를 제대로 말리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쉰 내는 빨래를 말린 상태에서는 교묘하게 숨어있지만 다시 물이 묻거나 땀이 나면 악마의 향기로 찾아오니 이를 미리미리 관리해줄 필요가 있다. 물론 요즘은 건조 기술이 좋아져서 빨래를 잘 말리고 쉰 내도 많이 없앨 수 있게 되었지만 그래도 간혹 젖어 있는 옷들을 빨았을 때 건조만 잘한다고 냄새가 잡히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때는 옷을 한 번 삶는다는지 아주 강한 햇볕에 말린다든지 등의 방법이 있다. 그러고 나서 제대로 빨고 건조기로 건조해 주면 냄새를 대체로 잡을 수 있다. 한편, 빨래하거나 건조를 할 때 사용하는 섬유유연제 또는 섬유탈취제도 사용하는 양이나 종류에 따라 너무 강하여 오히려 헛구역질을 유발할 수도 있는데, 아빠가 사용해 봤던 가장 좋았던 섬유유연제는 "스너글 블루 스파클 드라이 시트"였다. 너희들도 어릴 때 엄마가 해주었던 빨래 냄새가 생각나거든 이것을 찾아서 써보거라.
너희들이 항상 좋은 향기로 기억되는 사람이 되길 바라며...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