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에서 만난 사람 ④, 청년 김새미
컨츄리시티즌은 지역과 도시를 잇고 있습니다. 저희의 첫 번째 프로젝트 '괴산상회'에서 만날 수 있는 이야기를 브런치로 먼저 전해드립니다.
괴산에서 뵌 가장 젊은 분입니다.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 ‘흙사랑영농조합법인’에 근무하고 있는 김새미입니다. 저는 한국농수산대학을 졸업하고 괴산에 자리 잡은 지 꼭 1년이 되었습니다.
괴산에서의 1년은 어떠셨나요? 어떤 일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졸업한 한국농수산대학은 등록금 전액을 지원받습니다. 대신 졸업 후 6년간 영농과 관련된 일에 종사해야 합니다. 저는 괴산에 자리 잡고 싶었기 때문에 ‘흙사랑영농조합법인’에 취업했습니다. 2020년 12월에 처음 들어왔으니 이제 정말 1년이 됐네요. 1년간 직거래와 체험학교를 담당하면서 다양한 일을 했습니다. 스마트스토어 주문에 따라 택배를 보내기도 하고, 회사 바로 옆 감물초등학교 학생들과 체험학교를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아마 다음 주에는 김장체험을 할 것 같아요. 1년이 이렇게 빨리 지나갈 줄은 몰랐어요.
괴산에 자리를 잡으신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원래 본가는 논산이라고 들었는데요.
성장과정이 좀 독특합니다. 태어나기는 서울에서 태어났는데, 부모님이 논산으로 귀촌을 하셨어요. 그래서 특별히 지역을 기반으로 한 정체성이 없었어요. 이사를 많이 다녀서 그런지 이주에 대한 두려움도 크지 않았고요. 마침 친오빠가 괴산에 먼저 자리를 잡았고, 또 제가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괴산이 유기농의 메카잖아요. 그래서 괴산을 선택했어요. 저는 제 고향을 괴산이라고 생각하려고 합니다.
그렇다면 고향인 괴산에서는 어떤 일을 하고 싶으신가요?
아마도 의무영농 기간까지는 계속 흙사랑영농조합법인에서 일할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좋아하는 옥수수를 더 맛있게 재배하는 방법에 대해 연구하려고 합니다. 그렇게 한 서른 살 즈음에는 옥수수테마파크를 열고 싶어요. 괴산에는 버섯랜드도 있고 꿀벌랜드도 있거든요. 그런데 옥수수랜드는 아직 없어요. 그래서 한 번 해보려고요. 옥수수 숲을 꾸며서 옥수수 미로찾기를 하는 거죠. 덧붙여 괴산의 농수산물을 활용한 사회복지사업도 꾸리고 싶습니다. 아주 구체적인 계획은 아니지만 푸드뱅크 형태를 생각해 봤어요. 지자체와 협력해서 장애인을 고용하고, 괴산의 농산물을 가공해 푸드뱅크를 운영한다면 농촌에서 취약계층을 고용하여 공생하는 모델을 보여줄 수 있을 듯합니다.
와, 계획이 정말 멋있어요. 옥수수랜드에서 옥수수 미로찾기하는 모습을 상상해봤는데 꼭 가보고 싶습니다. 지금 흙사랑영농조합법인에서 근무하고 계시잖아요. 혹시 어려운 점은 없으세요?
회사 불만을 얘기할 수는 없는데요(웃음). 어려운 점이라기보다는 영농조합법인에서 일하려면 멀티플레이어가 되어야 하더라고요. 지금은 SNS 홍보도 하고, 김장교실 운영도 하고, 택배도 보내는 사람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런 과정들이 제가 ‘창농(창업농업인)’이 되는 과정에 큰 도움이 되겠죠. 다만 정보를 구하는 과정에서 애를 먹기도 해서 괴산 청년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서로 어려운 점을 공유하고 집단지성을 발휘하며 해결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죠. 지자체에서도 농업인에 국한하지 않고 지역 콘텐츠를 만드는 청년, 귀농·귀촌을 희망하는 청년 등 지역에 있는 다양한 사람들에게 지원을 해줬으면 합니다.
지원기관에서도 꼭 이 인터뷰를 보셨으면 합니다. 그렇다면 청년 김새미가 꿈꾸는 고향, 괴산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요?
제가 생각하는 현재의 괴산은 ‘저평가우량주’입니다. 정말 좋은 곳인데 많은 분들이 모르고 있죠. 수도권과도 거리가 멀지 않아 귀농·귀촌하기 좋은 지역이거든요. 그래서 멀지 않은 미래에는 귀농·귀촌을 하는 분들이 모인 지역이 될 것 같아요. 그래서 괴산으로 오신 분들과 기존 괴산 사람들이 함께 어울리는 도시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안타까운 게 이렇게 좋은 괴산이 인구소멸위험지역이라는 점이에요.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괴산을 고향으로 생각하는데요. 고향이 사라지는 건 정말 슬프잖아요. 그래서 청년 영농인 김새미도 열심히 노력할 테니 괴산 스스로도 정체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시도했으면 좋겠어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괴산,
스스로 노력하는 괴산이 제가 꿈꾸는 제 고향 괴산의 미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