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의 특징인 한 가지가 무엇인가 시작을 해놓고 끝맺음을 잘 못하는 것이다. 항상 주의가 산만하고 한 가지에 집중하기 힘들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블로그나 유튜브에서 검색해서 본 ADHD 환자들의 일상이라던가 네이버 글들을 보면 처음에는 모두 호기롭고 열정적으로 시작했으나 곧 흐지부지 되어 무엇인가 멈추어져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나는 그들을 백 번 천 번 이해한다.(그렇다고 그것이 당연하고 잘하고 있다는 뜻은 전혀 아니다.)
내 글들과 유튜브들도 그렇다. 처음에는 매일 올릴 것처럼 열정적으로 피드를 하루에 대여섯 개도 올렸다가 이내 식어버리면 또 한참을 안 올리고 그냥 아무도 없는 집 마냥 관리가 안되고 있다. 그냥 방치되어 있다는 표현이 맞겠다.
사실 성인 ADHD환자들은 항상 낮은 도파민의 영향으로 자주 무기력하고 뭔가 하고 싶은 것이 없는 것이 문제이다.
혹시나 갑자기 하고 싶은 것이 생기면 이것은 기회다 생각하기 마련이다. 잘 오지 않는 기회이기에...(적어도 나에게는)
열정은 그들이 잘하고 해내고 싶은 열정과 관심 즉 도파민이 끓어 올려져야 가능한데 그때가 자주 오지 않기 때문에 그럴 때이면 이것을 빠른 시간 내에 끝내야 된다는 생각에 사로 잡히게 된다. 그렇지 않으면 그 열정은 이내 냄비처럼 식어버리고 다시 언제 그랬냐는 듯 무관심하게 되어버리기 때문이다.(너무 많이 경험해 보았다.)
코로나가 시작되기 전 나는 나를 다시 찾겠다는 열망으로 독주회를 시작하겠다는 다짐으로 6개월의 한번 꼴로 1년 반에 걸쳐 총 3번의 독주회를 가졌다. 누가 나한테 돈을 주겠다 한 것도 아니고 자발적으로 내가 포스터 글도 쓰고 사진도 찍고 그냥 내가 좋아서 시작한 것이었다. 대관부터 시작해서 모든 것 하나하나 나 혼자 준비하고 연주도 한 시간가량 짜서 사람들을 초대하고 모든 연주는 내 자비량으로 했다.
아는 지인들 맘카페 아이들 친구 엄마 가족 그리고 온라인상으로 아는 지인들 까지 모두 오라고 동네방네 떠들고 다녔다.
ADHD의 특징인 과몰입으로 일 년 반정도는 진짜 힘든지도 모르고 신나서 준비했었다.
그 결과 세 번의 독주회가 완성이 되었고 아직까지도 내가 한 일중에 잘한 일인 거 같긴 하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사실 그것을 준비하느라 육아도 살림도 많이 내려놓아야 했다. 원래도 못하는데 더더욱 방치와 방임이 되어버린 내 가정.. 무엇을 위한 연주였는가? 남편과는 그런 것으로 인해 자주 다투었고 내 꿈을 찾아 시작한 독주회는 우리가 주재원으로 나가게 됨으로 끝이 났다.
ADHD의 인생은 목표를 설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그때그때 충동적으로 나의 만족을 위해 어떤 일을 하고 멀리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다가 끝나버린다.
다 끝나고 나면 사실.. 남는 게 없다. 오히려 금전적으로는 돈은 돈대로 다 들어가고 아이들과 가정은 내팽개쳐 있고 다시 시작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무엇인가를 섣불리 시작하기도 쉽지 않지 만은 시작해서 그냥 끝내는 것이 무슨 의미인가 생각하면 허무하다.
그래도 그 독주회는 내 인생에서 3개의 팸플릿(작품)과 유튜브 동영상의 자료로 남아있다.
그래도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 이렇게라도 해놓으면 내 인생의 길에서 추억거리가 된다.
그래서 다시 시작하려 한다. 꾸준함이 잘 되지 않는다면 그 꾸준함 때문에 스트레스받기보단 그것을 인정하고 다시 열정이 끓어올랐을 때 다시 과몰입의 집중력으로 기어코 하나를 마무리하리라 다짐해 본다.
한마디로 예술혼이 불타 올랐을 때 다시 불탈 때까지 태워보리라^^ 그것이 내 인생에 생산력으로 작용하지 않을지라도 이 세상의 하나뿐인 내가 이 세상에 남겨지도록 기록으로라고 남겨 놓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