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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팽이 Nov 01. 2024

성인 ADHD 주부의 일상

딸 셋 엄마로 산다는 것

요즘 읽고 있는 책 <성인 ADHD의 대처기술 안내서>를 읽다가 이런 대목이 나온다.

ADHD는 계획에 없던 임신을 하게 될 가능성이 4배나 높다.


먼가 이 대목에서 나의 문제점을 발견했다.

늘 뭔가를 계획하고 실현하는 것이 어려운 나의 충동성은 여기에도 적용이 되었나 보다.


다들 임신을 계획하고 또 아이를 어떻게 키울지 고민하고 그러는데 나는 당최 그러질 못했다. 그냥 가지면 낳는 거지 뭐.. 그리고 애들이 알아서 크겠지 그런 생각이었다.


그냥 생각이 없었다.


아이들을 양육한다는 것 그리고 내가 부모가 된다는 것의 의미를 깊이 있게 생각하지 못했다.


그냥 하늘에 맡기는 거다라고 

혼자 나는 믿음이 좋은 사람이라 생각하며 사실 임신기간이 젤 편했던 시절이라(여느 임산부들과는 다르게 임신기간 동안 힘든 게 전혀 없었다.)

임신이 체질이라 생각하고 아이들을 좋아하는 남편도 아이를 많이 가지는 것에 크게 반대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리고 첫째 둘째 때는 시부모님과 같은 아파트단지에 살았기 때문에 시댁 찬스를 많이 받아서 크게 힘든 줄 몰랐었다.)


하지만 남편이 타 지역으로 전배를 받아 우리는 친정도 시댁도 아무 연고지도 없는 곳으로 이사를 하게 된다.


남편이 전배를 할 때는 아이들이 5살 3살 그랬는데 아주 쉴 새 없이 해외출장을 갔었다.


남편 없이 독박육아를 해야 했고 아무 도움 없이 나 혼자 스스로 육아를 해야 한다는 것이 너무 무서웠다.


그래서 방학 때는 아이들을 시댁으로 한 달 이상 보냈었다.


어머님도 흔쾌히 그렇게 해주셨고 나는 아이들을 보내놓고

음악 관련 일들을 하기도 하고 한 달 정도 해외에 음악 연수를 가기도 했었다.


아이들이 사실 나랑 있을 때 보다 할머니 할아버지랑 있는 것을 더 좋아했었고 아이들은 집에 돌아올 때쯤 되면 할머니와 늘 눈물로 헤어짐의 의식을 치러야 했다.


그것이 질투가 난다거나 그러지 않았다.

나보다 할머니를 더 좋아해 주는 게 오히려 고마웠다.

아이들한테도 시어머니한테도..


어머님은 아이들을 항상 사랑으로 대해주셨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대화도 잘해주시고 먹을 것도 건강식으로 아이들에게 챙겨주시고..

사실 나하고 있는 환경보다 훨씬 좋은 환경이라 생각했다.

아버님은 초등학교 교사로 퇴직을 하셔서 아이들 공부까지 봐주시니 내 주위 사람들이 시댁 잘 만났다고  많이 부러워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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