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ADHD 주부의 일상
하루 하나라도 잘한 것 나에게 칭찬하기
요즘 또 극심한 무기력증에 시달리고 있는 중이다.
(글쓰기도 매일 일기 같이 써야지 했으나 잘 되지 않는다.)
남편과 아이들이 있을 때는 (특히 아침 시간) 매우 분주하고 뭔가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려고(?) 움직이고 있지만 아이들과 남편이 모두 학교와 직장으로 가고 난 이후 나는 다시 소파와 한 몸이 되어 해야 할 것을 인식은 하면서도 뭘 해야 할지 몰라 방황하며 의미 없는 유튜브 시청 (대체로 ADHD 관련)으로 시작해 쇼츠로 끝나는.. 시간 죽이기를 하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는 아이들이 올 시간이 되면 '미친 X'이라고 얘기하며 나에게 욕을 하며 의미 없이 보낸 아까운 나의 시간들에 대해 한탄한다.
그러면 너무 부정적인 기운이 나를 덮쳐버릴 테니까
그래도 나를 위해 의미 있게 보낸 한 시간을 칭찬하고 싶다.(칭찬 보상심리인가?ㅋ)
매일 나와의 약속인 1시부터 2시까지의 자유수영 한 시간 하기는 한 달 정도 잘 지켜지고 있는 것을 칭찬한다.
원래는 강습을 하고 싶었으나(ADHD 특성상 뭔가 강제성이 있어야 하니까) 워낙 경쟁이 치열해서 계속 접수를 해도 떨어지고 또 접수기한조차 놓치기 때문에 그냥 매일 돈을 내고 자유수영을 하자 마음먹었다.(다자녀 할인받으면 2100원 밖에 안 한다.)
나는 잘하는 게 딱 두 가지가 있는데 피아노와 수영이다.
우리 엄마는 아빠의 ADHD성향을 알아차리고( 아주 다재다능한 재능에 얼굴까지 잘생긴 아빠였지만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고 ) 나를 한길로만 파게(?) 만들어 주셨다.
내 재능은 피아노와 수영이었다.
피아노는 5살 무렵부터 시작해 대학원 마칠 때까지 쉬지 않고 20년 가까이했었고
수영도 7살 때 배워 지금 까지 꾸준히 해온 운동이다.
수영은 내가 잘하는 운동 중 하나였는데 문제는 체력이었다.
운동을 안 한 지 오래되다 보니 예전에는 자유형 10바퀴 도는 것은 껌이었는데 지금은 10바퀴 도는 것 자체가 도전이라는 것을 자유수영 처음한날 알았다.
아.. 나는 이제 40 대지..
물론 70대 할머니도 체력을 꾸준히 유지하셔서 10바퀴 쉬지 않고 하시는 것을 보고는 역시 꾸준함에 장사 없다고 느끼게 된다.
그래서 10바퀴부터 시작해서 하루에 한 바퀴씩 늘려보자 하고 나름대로의 목표를 정하고 어제까지
17바퀴 성공했다.
사실 내 머릿속의 지우개가 17바퀴를 도는 동안 몇 바퀴를 돌았는지 기억하고 있는 것도 쉽지 않은 노릇이지만 목표했던 것을 성취하고 나서의 뿌듯함이란...
매일 성공은 하지 못했지만 성공하고 난 날의 마치고의 발걸음은 당당하다.
그리고 나 자신을 칭찬해 주고 싶다.
어린 날의 학습된 무기력함과 우울과 낮은 자존감으로 인해 나 자신을 칭찬하는 것에 나는 너무 인색했던 것 같다.
그래서 우리 아이들에게도 칭찬에 인색한 엄마가 되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일단 나부터 칭찬해보자.
오늘 하루 80% 무기력에 나를 내어 주었을지라도
10% 잘한 것을 찾아 칭찬해 주고 발전시켜 나가자.
큰 욕심을 내려놓고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도 내려놓고 다시 시작해 보자!!
그러면 어느샌가 그것들이 쌓여 내 인생을 나아지게 할 거라 믿는다.
ADHD 주부들 오늘도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