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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코 Sep 30. 2024

빵 천국에서 글루텐프리 식단이라니


남편이 올 초부터 온갖 질병에 시달렸는데 검사를 해보면 또 딱히 어떤 병명이 있는 건 아니라 '스트레스성 무언가'라고 우리끼리 확정했다. 그 와중에 남편이 소화 문제가 있는 것은 확실해서 내시경까지 해봤는데 딱히 큰 문제는 없는 것 같지만 일단 위장이 예민한 것 같으니 '글루텐 프리'식사를 해보라는 진단을 받았다.


먹고 싶은 대로 두면 하루에 빵오쇼콜라 3-4개에 바게트까지 혼자 먹어치우는 그에게 이것이 무슨 청천벽력이란 말인가.


글루텐이라고 하는 것은 밀, 호밀등에 들어있는 글루테린과 글리아딘이 결합돼서 만들어지는 성분으로, 물에 분해되지 않는 성질을 가진 불용성 단백질의 일종이다.


고로, 밀이 주원료인 빵은 먹지 못한다는 것이다. 불쌍한 그. 본인도 뭐를 먹어야 할지 모르겠고, 집에 글루텐 프리인 파스타는 이미 동이 난 지라 지난 한 주간은 점심으로 내내 계란프라이를 만들어 먹었다고 한다.


주말에 집 근처 유기농마트에 장을 보러 갔다가 혹시나 하고 글루텐프리 (sans gluten)인 빵이나 파스타 종류가 있는지 물어봤더니 직원 말로 이 점포 내에서 판매하는 대부분의 빵은 글루텐 프리이고 파스타 종류도 굉장히 많으니 둘러보라고 했다.


메밀칩을 사먹었는데 담백하고 맛있었다


원래도 한식을 즐겨먹기는 했는데 이제 더욱더 본격적으로 한식위주의 식단을 하게 된 남편. 덩달아 나도 일반 파스타에서 글루텐프리 파스타를 먹게 되었는데 확실히 속이 더부룩한 것도 없어지고, 미리 만들어진 음식에는 뭐가 들었을지 몰라 직접 하나하나 다 만들어 먹게 되니 요리하느라 예전보다 손은 더 가지만 더 건강하게 먹게 되는 것 같다.


그런데 너무 건강한 맛으로만 먹었더니 입이 심심해져서 미니 감자칩을 자꾸 뜯어 먹게 되는 건.. 좀 부작용인 듯. 아, 그리고 일반 빵/파스타보다 글루텐이 없는 제품의 가격은 3배 이상 비싸다. 비싼 글루텐프리 파스타말고 쌀이나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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