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여성을 유혹하는 것들이 참 많다. 그중에서 보석은 가장 작은 단위로 가장 비싼 제품이고 여성들이 가장 갖고 싶어 하는 것 중의 하나이다. 땅속에서 캐낸 볼품없는 원석이 다이아몬드로 만들어지는 과정은 크게 4가지 힘겨운 과정을 지나야 한다.
첫째, 플래닝 단계로 원석을 어떻게 자를지 계획을 세운다. 쉽게 말하면 양복점에서 재단사가 양복을 어떻게 재단할지 분필로 표시하는 것과 유사하다. 여기서 다이아몬드 원석을 가장 가치가 나가도록 효율적으로 연마를 설계한다.
둘째. 클리빙 단계로 원석의 원자 구조의 형태를 보아 쪼개는 과정이다. 마치 나무를 자르듯 원석을 쪼갠다. 신비하게도 가장 강한 다이아몬드도 탄소 간의 원자 간격이 넓어서 원자의 수가 적게 분포된 약한 부분이 있다. 이곳에 망치로 강한 충격을 주면 평행으로 원석이 쪼개진다.
셋째, 소잉 단계는 나무를 톱으로 자르는 것과 같다. 가장 강한 다이아몬드를 자를 수 있는 것은 오직 다이아몬드. 톱날 끝에 다이아몬드 분말 가루를 입혀서 자른다.
넷째, 폴리싱 단계는 드디어 다이아몬드가 58면체로 완성된 아름다운 나석인 상태이다. 이 나석을 귀금속으로 세팅해야 비로소 착용이 가능하다.
나는 90년 미국보석학회에서 보석감정사 자격증을 획득하며 보석을 배우면서 보석 탄생의 신비함을 발견했다. 채굴된 다이아몬드 원석을 보면 정말 돌덩어리에 불과하고 전혀 쓸모없는 것처럼 보인다. 이와 같은 4단계의 과정을 거치면서 연마가 되면 정말 불꽃같은 섬광을 보이며 가장 아름다운 빛을 발한다. 취업도 이와 같은 힘겨운 성장 로드맵을 만들며 이직을 통해서 언젠가는 내가 간절히 원하던 그 지점에 도착할 것이다.
나는 대기업 임원, 글로벌 기업 대표와 중견 면세점 부사장 시절에 아르바이트생들과 함께 근무한 경험 많다. 그들의 이력서를 보거나 스펙을 보면 소위 잘 나가는 대학생들과 비교하면 능력 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김연아 선수의 성공 비결은 바로 끝없는 훈련이다. ‘그녀는 연간 300일 훈련을 하면서 9000번의 점프를 한다. 그런데 성공 확률은 80%다. 그러므로 약 1880번의 엉덩방아를 찧는다.” 이런 끈질긴 훈련이 세계 정상 선수가 되는 원천이다.
큰딸은 대학 졸업 당시에 소위 말하는 일류 대학을 졸업한 고등학교 친구들은 처음부터 대기업에 들어갔다. 딸은 친구들이 부럽고 자신은 초라한 존재로 보였을 것이다. 더구나 정직원도 아니고 아르바이트로 시작을 했으니 본인의 마음은 어땠을까?
큰딸은 힘겨운 아르바이트를 지나서 인턴 1년을 치열하게 보내고 업무 전반에 대하여 상당한 지식과 경험을 얻었다. 이제 어느 곳이라도 갈 수 있는 자신감을 느끼게 되었다. 이후 명품 P 브랜드에 정직원으로 이직을 했다.
결국, 큰딸은 대학 졸업 후 갈망하던 대기업 신세계 그룹 계열사에 경력직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다시 세계 1등 잡화 브랜드 루이비통에 정직원이 되었다. 사람이 자신의 최선을 다하면 하늘의 명을 기다리는 순간은 결과에 상관없이 과정 자체에 스스로 당당하고 웃을 수 있는 시간이 다가온다. 가장 낮은 직급에서 가장 높이 올라가면서 그간의 서러움을 이겨냈다.
물론 기업으로서는 스펙을 갖춘 인재를 찾는 일은 대기업 간에 치열한 경쟁 우위를 위해서 당연한 일이다. 나는 그간 직장인의 길에 좋은 대학 출신들과 일을 많이 했다. 사실, 그들이 잘하는 부분은 분명히 있다. 기업이 좋은 스펙을 찾는 이유는 그 요건이 바로 성과로 연결이 되는 것을 가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대기업 임원과 글로벌 기업 한국 대표 시절에 많은 신입 사원과 경력직 면접을 하면서 다양한 종류의 이력서를 보았다. 기업에서는 좋은 요건을 갖춘 사람을 채용하기 쉽고 다양한 스펙 가진 사람은 많다. 그만큼 많은 청년이 좋고 다양한 스펙을 갖추기 위해 노력을 한다. 그러나 제대로 된 인성과 태도를 가진 사람은 좀처럼 찾기 쉽지 않다.
내가 스펙을 갖추지 못하면 나의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길은 한 가지뿐이다. 예의와 좋은 심성으로 지혜로운 태도를 견지하면서 나의 실력과 성과를 보여줄 수 있는 틈새를 노리는 것이다. 모든 인생은 우습지 않다. 가장 나약한 탄소가 다이아몬드 원석이 되듯이 내가 끝없는 노력을 해야 한다.
이 글을 쓰면서 나는 지금도 딸이 대학 졸업 후 취업이 안 되어 좌절했지만 어려움을 잘 견뎌준 것이 자랑스럽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