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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취향 May 10. 2024

방콕에서 한 달, 5번째.

평범한 좋은 일

나의 첫 해외여행지는 방콕이었다.

2009년도였던가,

10여 년 전이다. 이제 막 친해지기 시작한 대학 친구들과 여행을 가게 되었다. 태국이었다.

당시 여행이 지금과 같이 활발한 느낌은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누군가에게 적극적인 느낌이었다 해도 난 잘 모르는 편에 속했다.

당시 여행 이후로 조금 끈적해진 친구의 연은 감사하게도 이별 없이 온건하게 이어지고 있다.  그렇게 우리의 관계에 '친한' 친구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게 되었다.

그 앞에 '조건 없이'라는 말을 더하고 싶다.

-

친구 덕분에 방콕은 쉽게 닿게 된다.

하나의 '연(緣)'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안정과 비슷한 안도감을 느낄 수 있다.

불교의 '시절 인연'에 많은 공감을 하는 편인데,

시절 인연에 나아가 형성된 가치관 같은 것이 있다.

다시는 없을 그 시절에 만들어진 관계를 쉽거나 함부로 놓지 않게 되는 것, 좀 질척이는 성향이다.   



한 달의 시간을 방콕에서 지내보기로 결심했다.

누군가의 삶에 녹아드는 것,

자신의 공간은 내어주는 것.

배려와 선의가 있는 관계에서 가능한 일.

소중한 감정에 열심히 사랑으로 치대는 수밖에 없다.



방콕에 도착한 이후

'아, 좋다.'라는 말을 습관적으로 한다.

친구는 이번엔 뭐가 좋은지 묻는데,

때마다 같은 것들이 다른 느낌으로 좋다.

오토바이 뒤에 앉아 밤이고 낮이고 방콕의 곳곳을 들여다본다.

-

2024년 4,5월의 방콕은 많이 뜨거워 과일이 맛있는, 40도가 훌쩍 넘는 체감온도의 가진 시기이다.

저녁 시간, 근처 시장에 가 좋아하는 과일을 한 아름 안고 돌아왔다. 평범한 좋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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