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에버 온라인 패밀리세일 소식
조금 이상한가(?)
그래도
누군가엔 유용할지 모를 정보라는 생각에 씀.
약 1년간 기다려 온 쿡에버(스텐 주방용품 전문 브랜드)의 온라인 패밀리 세일이 시작되었다.
카카오 캘린더에 알림 설정까지 해 두고 기다렸던 나는, 후다닥 달려가 필요한 2가지(스텐 웍과 코팅 팬)를 장바구니에 담았다.
'음... 저게 있으면 계란말이가 훨씬 완벽해질 거야.'
'아... 저것만 있으면 김밥 속재료 볶을 때(사각팬이니까) 훨씬 편할 텐데...'
사야만 할 이유를 줄줄줄 만들어 내며 사각 팬을 노려보다 깔끔하게 안 샀다.
왜냐하면 패밀리 세일가보다는 조금 비싸지만 코스트코 온라인몰에서도 판매 중임을 발견했기에.
Q. 쿡에버 좋아요?
잘 모르겠다. 요리책을 펼치면 자주 눈에 띄는 스텐볼과 스텐 밧드를 사야겠다 결심했던 날, 집요하게 집중하며 며칠을 검색했다. 그렇게 찾아낸 브랜드가 쿡에버였다.
그렇게 구매한 스텐볼과 스텐 밧드는 7년 가까이 만족하며 사용 중이다. 다만 쿡에버 외 다른 브랜드 제품을 사용해 본 적이 없기에 뭐라 말하기 조심스럽다.
다만, 해외직구로 장만해 사용 중인 WMF의 스텐 제품들과 비교해 봐도 빠지지 않는다는 생각.
Q. 이건 꼭 사세요, 하는 아이템이 있다면?
집에 요리를 좋아하는 아이가 있다면,
그리고 '잡지처럼 요리 채널처럼... 그림 같이 예쁘게!'를 외치는
요리의 본질보다 장비에 집중하는 엄마가 있다면
쿡에버의 스텐볼과 스텐 밧드(제품명 신밧드 미러)를 살포시 권한다.
퇴근 후 식탁 위에 층층이 쌓여있는 스텐 밧드를 발견한 남편이 나를 보던 표정이 아직도 기억난다.
"이거... 왜 샀... 어?"
"김밥 만들 때 필요해서. 요리책 보면 다 이런 밧드가 있더라고."
아무 말하지 않았지만 그날 남편의 얼굴에는 커다랗게 이렇게 쓰여 있었지.
'어. 처. 구. 니.'
그 후로 오랫동안 나는 김밥을 사 먹었다. 하지만 다른 용도로 스텐 밧드를 사용할 때마다, 요리책 속 김밥 페이지마다 그림처럼 펼쳐져 있던 밧드들의 모습을 떠올렸고... 두둥, 몇 해전 마침내 나는 김밥 만들기에 성공! 했다.
이제는 우쭐거리며 "오늘 입맛도 없는데 김밥이나 말까?"라는 말도 한다. ^^
Q. 아무도 묻지 않는 TMI를 전한다면?
스텐볼이나 스텐 밧드가 없어도 요리 잘하는 고수 들이 많다. 그러니 필수템은 아니다.
하지만 삶의 어느 지점, 어느 조각에서 조금은 영화처럼 그림처럼 멋져 보이고 싶다면 유용한 아이템임이 틀림없다. (단! 나처럼 요리가 아닌 주방용품 때문에 요리를 하는 그런 기질이어야 함.)
취향의 문제이긴 하지만...
스텐 밧드와 스텐볼 모두 뚜껑이 있으니 유용하다. 반죽을 하다가, 김밥을 말다가 뚜껑을 덮어놓고 잠시 다른 일을 할 수 있어 좋다. (울 엄만 늘 크린랩을 찾아서 덮어두셨지만...)
다만, 그런 용도 외에는 뚜껑이 주방 한편에서 쉬는 날이 많다.
스텐볼과 세트인 펀칭볼은 내게는 크게 유용하지 않았다.
펀칭볼과 스텐 채반은 애초부터 그 쓰임이 다른 것인지,
펀칭볼을 사며 스텐 채반의 기능을 기대했던 나는 매번 사용할 때마다 투덜거린다.
'도대체 물이 왜 이렇게 안 빠지고 난리람~' 이렇게.
스텐 밧드와 세트인 타공 선반과 와이어 랙 중 하나를 고르라면
망설임 없이 와이어 랙을 추천한다. 튀김요리 시, 튀겨진 음식의 기름을 빼는데 안성맞춤이다.
타공 선반은 쿡에버 측에 "어떻게 사용하면 되나요?" 묻고 싶다.
틀림없이 쓰임이 있어서 만들어졌을 거다. 무지한 내게로 온 타공 선반은 우리 집에 온 이후로 쭈욱 쉬고 계신다.
Q. 나는 누구? 여긴 어디?
"선영아 제~~~ 발! 코팅이 다 벗겨졌잖아."
"살 거지? 오늘은 정말로 살 거지? 바쁘면 그냥 내가 사 와도 되는데..."
건강을 중요시하는 남편의 간곡한 부탁에도 조금만 조금만 하며 기다려온 쿡에버 패밀리 세일.
그래서 그런지 나만 알기 아깝단 말이지.
'코팅 팬 몸에 해롭다던데... 스텐 팬 사용해 볼까?' 하셨던 분이라면 이번 기회에 자주 쓰는 사이즈로 하나 구매해서 스텐 팬의 세계로 첫 발을 들여도 좋을 듯. 여전히 스텐 팬에 눌어붙은 계란 프라이를 떼어내느라 어떤 날은 아침부터 씩씩 콧김을 내뿜는 나는 코팅 팬과 스텐 팬을 병행하며 사용 중이다.
(협찬 아니에요. 광고도 아니예요.집요집중이예요~)
집요함에 집중하다, 집요집중
S와 함께 하기로 한 프로젝트명인데 나 혼자 끄적끄적 시작해 본다.
물건 하나 사는데도 집요하기 이를 때 없는 S와 나.
"도대체 우리는 왜 이렇게 생겨먹은 걸까? 뭐 하나 쉬운 게 없어. 비누, 수건, 심지어 집에서 신을 실내화 까지... 뭐 하나 사는데 뭐 이리 심각하게 집요하고 집중하는지... 그 정성으로 다른 걸 했어봐!"
"어쩌겠어. 그렇게 생겨먹은 걸. 그냥 이번 생은 어쩔 수 없구나 생각하고 이리 살자. 대신 우리의 징글징글한 집요함에 한번 집중해 보는 건 어떨까?"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집요집중 프로젝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