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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로만족 Jan 05. 2022

개로만족의 셰프님들은 이런 할머니예요.

개로만족의 <어떤 할머니 이벤트>를 회고하며 2


지난 글에서 소개했던 개로만족의 <어떤 할머니 이벤트>의 연장선으로, 개로만족의 셰프님들은 어떤 할머니인지 궁금해졌어요

그래서 셰프님들과 차 한 잔 마시면서 셰프님들이 생각하는 할머니란 어떤 사람인지, 당신은 어떤 할머니인지에 대해 이야기 나눴습니다. 




개로만족의 표춘희 셰프님


춘희 셰프님, 안녕하세요! 

이 인터뷰를 읽으실 분들께 간단하게 인사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벌써 1년 반 째 개로만족에서 펫푸드 셰프로 일하고 있는 49년생 표춘희라고 합니다.



셰프님은 어떤 할머니이신가요?


예전에는 60만 돼도 환갑잔치를 했거든요. 우리 할머니도 나 아주 어렸을 때 일찍 돌아가셔서 저는 할머니 얼굴 생각도 안 나요.(웃음)


근데 요즘은 60이 돼도, 우리 복순 선생님을 봐요, 이렇게 젊다니깐요. 우리는 옛날 세대 하고는 달라요. 저도 70이 넘었지만 지금도 항상 꿈을 가지고 살고 있어요.


아주 어렸을 때 6.25도 겪었고 어려운 시절을 보냈어요. 풍요롭지는 못했죠. 그때 하고 싶었던 것들을 많이 못 해서 그런지, 지금이라도 다 해보고 싶어요.


나이 들었어도 내가 노인네다. 그런 생각은 안 들어요. 젊어서든 나이 들어서든 마음가짐은 똑같아요. 우리가 지금 개로만족에서 일하는 것도, 내 인생에서 이 나이에 새로운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굉장히 즐거워요. (웃음)



그럼 셰프님, 앞으로는 어떤 할머니가 되고 싶으세요?


항상 주저하기보다는 도전하는, 그리고 자기 관리를 잘하는 할머니가 되고 싶어요.


첫째는 건강이 우선이에요. 몸과 마음이 건강해야지 하고 싶은 일에 마음껏 도전할 수 있어요. 그 생각으로 항상 규칙적으로 살려고 노력해요. 뭐든 모자라지도, 과하지도 않게, 건강하게 살려고 하죠. 내게 주어진 일을 충실히 하면서 자기 관리도 아주 잘하는 할머니가 되고 싶어요.






개로만족의 김복순 셰프님


복순 셰프님, 안녕하세요! 

이 인터뷰를 읽으실 분들께 간단하게 인사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작년부터 개로만족에서 펫푸드 셰프로 일하고 있는 강아지를 사랑하는 58년생 김복순입니다.



셰프님은 어떤 할머니이신가요?


제가 어렸을 때는 할머니라고 하면, 여름에 모시 적삼에 비녀 끼고 옛날 얘기 들려주시는, 그렇게 손주들에게 사랑 많이 베푸시는 분이라고 생각했죠. 나도 손주들한테 얘기 많이 들려주고 싶은데, 막상 할머니가 되니까 다 까먹어서 옛날 얘기가 생각이 안 나요. (웃음)


손주들이 "할머니, 할머니" 하니까 내가 할머니인가 보다 하지, 마음은 아직 내가 할머니인 게 실감이 안 나요. 며칠 전에 놀이터에서 꼬마가 나한테 할머니 아니고 아줌마 같다길래 너 정말 최고다 그랬어요. (웃음)


할머니가 되어보니 손주들한테 정말 잘해주고 싶어요. 예쁜 거 보면 손주한테도 보여주고 싶고, 돈 생기면 손주 뭐라도 사주고 싶어요.


내 자식 키울 때는 정신없이 앞만 보고 먹여 살리느라, 내 자식 예쁜 줄도 모르고 키웠거든요. 이제 마음이 그때보다 여유로워져서 그런지 손주가 그렇게 예뻐요.


자식 키울 때 내가 조금 부족했고 후회했던 부분들을 고쳐서, 손주들한테 더 잘해주고 싶은 마음이죠. 요즘 '금쪽같은 내 새끼'라는 프로그램을 보는데 옛날에도 그런 거 있었으면 좋았을 것 같아요. 우리 며느리도 애 키우느라 많이 힘들 것 같아서 도와주고 싶어요.



그럼 셰프님, 앞으로 어떤 할머니가 되고 싶으세요?


배울 수 있는 건 최대한 배우고, 즐기면서 사는 할머니가 되고 싶어요.


제가 어렸을 때 시골에서는 다들 배우는 게 어려웠어요. 동네에서 다 머스마들만 학교 보냈지, 여자애들은 많이 보내야 중학교예요. 저는 부모님이 동생들 돌보라고 해서 중학교도 다니다 말았죠.


우리 언니도 밤에 혼자 호롱불 켜고 공부하면 아버지가 (호롱불) 석유 닳는다고 빨리 자라 그랬어요. 밤새 언니가 학교 가게 해달라고 울고불고 난리 폈지요. 언니랑 나까지가 시골에서 여자애라 학교 못 다닌 턱걸이예요. 그 이후부터는 좀 나아졌죠.


그래서 나는 이렇게 나이 들어서도 항상 뭐든 배우고 싶어요. 개로만족에서 셰프 교육받으면서 필기하고 공부하면 뿌듯하고 재미있어요.


그리고 저는 노래 부르는 게 좋아요. 코로나 끝나면 노래 교실 다니고, 여행 다니고, 그렇게 뭐든 다 즐기며 사는 할머니가 되고 싶어요.





개로만족의 셰프님들은 모두 이렇게 멋있는 할머니예요. 

여러분은 어떤 할머니가 되고 싶나요? 


어떤 할머니든 좋아요. 

우리는 모두 그 자체로 범상치 않은 삶을 살고 있고, 범상치 않은 할머니가 될 거니까요.


우리, 그 길을 함께 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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