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한국나이로 치면 서른둘이다. 그런데 난 아직 공부한다. 공부하는 과정은 왜 이렇게 지난한지, 도대체 공부의 끝은 어디인지, 참 긴 가방끈이다. 나도 내가 이렇게 오래 공부하게 될 줄은 몰랐다. 학계는 참 알 수 없는 곳이다. 사회에서 보통 통용되는 법칙과 학계의 룰은 다른 것 같다는 생각도 해본다.
그렇기에 내가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도 많았다. 그리고 변화되었으면 하는 점들도 꽤 있었다. 그러나 학계는 생각보다 고지식하고 경직된 곳이라, 쉽게 바뀌지 않는다. 그래서 많이 힘들기도 했다. 아무래도 공부하는 곳이고 학자들이 많다 보니 고정된 사고관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개인적으로는 그런 것들이 바람직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연구라는 것은 결국 창조하는 것이고 창조는 창의적 사고에서 나온다. 하지만 늘 같은 길로만, 같은 생각만 한다면 새로운 것을 발견할 수 있을까? 그러기는 힘들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학계의 각종 문제들이 발생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나도 아직 학계를 떠나지 못하고 있지만, 학계에 들어오려는 사람에게는 조금 더 행복할 방향이 없겠느냐고 따뜻하게 물어봐주고 싶다. 나는 학계에 처음 들어올 때 그런 게 없었지만, 학계가 조금 더 따뜻해진다면 세상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