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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펜사콜라 Oct 24. 2022

너와 나의 우주가 만나는 것,

참으로 쉽지 않은 일이다.

강변북로를 타고 운전해 가다 보면 도로 위를 가로지르는 다리 하나를 볼 수 있다.

서울숲에서 한강공원으로 이어지는 도보 다리이다. 

차가 막혀 멈추어 서있는 강변북로의 차 안에서 이 다리를 올려다보는 일은 종종 흥미롭다.

차 안에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올려다보고 있는 나와 다리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이 묘하게 교차된다. 

마치 땅 위에 커다란 X 자를 그리듯 자동차 전용도로와 도보 다리는 서로의 접점을 만들어 낸다. 


언젠가 나 또한 이 다리를 건너다 다리 아래 쌩쌩 지나가는 차들을 내려다본 적이 있다. 

그때의 나는 다리 위에서, 지금의 나는 다리 아래에서 서로를 바라다보고 있다. 

시간의 거리를 넘어 같은 장소 서로 다른 곳에서 존재하고 있는 내가 만나는 느낌이다. 

 


예식장 같은 곳을 가면 이름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과거의 낯익은 얼굴의 사람들을 같은 장소에서 만나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각자의 장소와 시간으로 살다가 우연한 기회에 스치듯 다시 만나게 되고, 여전히 같은 세상 속에 살고 있었구나 하는 짧은 생각과 시간을 뒤로 다시 각자의 자리로 돌아간다. 


살면서 누군가를 만난다는 것, 불교에서의 말하는 전생에 몇천 겁의 시간을 같이 해야 이번 생에 한번 만날 인연이라 하는데, 우리는 정말 넓디넓은 세상에서 각자의 시간과 우주가 서로 교차되어야만 잠시나마 같은 장소에 머무르게 되는 게 아닐까?

한 번을 만나고 못 만나게 되는 사람도 있고 우연한 기회에 우연한 장소에서 다시 만나게 되는 사람도 있고 평생을 옆에 두고 가족의 연으로 만나게 되는 사람도 있다.  


같은 세상에 살고 있다고 우리는 믿지만 다시 만난다는 것 참 쉽지 않은 일이다. 

선택과 의지가 나의 우주를 이끌고 그 사람의 우주에 다가가는 일이다.


그러나,,,,


아무리 노력해도 만나지 못할 사람도 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그런 일들은 점점 더 가깝게 다가올 것이다. 


생을 뛰어넘어 어쩌다 새로운 연으로 만나게 될지도 모르지만 시간은 무한하지 않고 각자의 우주 안에 부여된 시간 속에서 뛰어넘을 수 없는 거리만큼 이미 멀어진 인연이 될 수도 있다. 


헤어지고 만나는 일, 참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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