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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르기, 비염 치료가 성장에 중요한 이유

성장클리닉인데도 알러지 질환 예약 환자가 1/3 이상인 이유

저는 일반 소아과 진료와 함께 성장클리닉을 주로 보고 있는 소아 내분비 의사입니다.


제 예약환자의 2/3은 성조숙증 검사/치료, 저신장 성장 호르몬 검사/치료입니다.

나머지 1/3은 알러지 질환 환자들입니다.


왜 알레르기 질환 환자들이 저렇게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걸까요?


그건 바로 바른 성장과 알레르기 질환이 서로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입니다.




알레르기 질환은 일종의 면역시스템 오작동으로 보면 됩니다.

보통사람에게는 전혀 문제없는 물질에, 몸이 과한 면역 반응을 일으켜서 스스로 괴롭힘을 당하는 질환이라고 생각하시면 쉽습니다.



아이가 비염, 천식, 아토피 등의 알레르기 질환을 앓고 있는 가족이라면, 알레르기 행진에 대해서 들어보셨을 겁니다.


알러지 성향이 있는 아이가 태어나면,

qtr.png 알레르기 행진
hyqq.png 알레르기 행진

생후 1~3개월 : 식품 알레르기에 의한 위장관염 (수유 직후 미세한 혈변 및 복통 등)

생후 3개월 ~ 만 5세 : 습진, 아토피 피부염 (피부 접히는 부위 가려움, 상처, 귀밑 찢어짐 등)

생후 6개월 ~ 만 3세 : 모세기관지염, 잦은 호흡기 감염 소견 / 심한 경우 만 2세 이후 천식으로 발전

만 3세 ~ 성인기까지 평생 : 알레르기 비염


이런 식으로 알레르기 질환이 순차적으로 찾아온다는 이론입니다.


중증의 아토피 피부염이나, 중증 천식인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은 만 5세 전후로 많이 호전되는 경향성을 보이지만,

대부분 비염소견이 성인기까지 지속적으로 남아 편안한 호흡과 수면에 방해를 주게 됩니다.



hqw2.png 알레르기 질환으로 인한 얼굴 변형

지속적인 비염 소견은 얼굴의 변형까지도 일으킵니다.

코로 숨 쉬는 게 불편해서 지속적으로 구강호흡을 하다 보니 발생하는,

턱이 작고 입을 지속적으로 벌리게 되는 소견 (adenoid face)

눈 밑의 다크서클 (allergic shiner)

코를 계속 만져서 생기는 콧잔등 주름 및 변형 (transverse nasal crease, allergic salute) 등이 생기게 됩니다.



소아 청소년 시기까지 지속되는 아토피, 비염 등의 소견은 성장호르몬 분비에도 치명적입니다.


밤새 가려워서, 코가 막혀서, 가슴이 답답해서 깊은 수면을 이루지 못하고, 이로 인해 충분한 멜라토닌 분비가 되지 않아 성장호르몬 분비도 줄어들게 됩니다.


또한 지속적으로 가렵고, 코가 답답한 소견 때문에 수업시간에 졸거나, 집중하지 못해서 공부 습관이나 성적에도 악영향을 주게 됩니다.


또한 몸이 불편한 증상 그 자체로 스트레스 요인이기 때문에, 바른 성장에는 지속적으로 악영향을 주게 됩니다.



만 2세 이후 알레르기 소인을 꾸준히 보이는 환아라면 알레르기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알레르기 원인 물질을 나이가 들면서 꾸준히 변화하므로 (마치 알레르기 행진으로 증상이나 질환이 변화하는 것처럼)


알레르기 소인이 있는 환아는 2년에 한 번은 알레르기 검사를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성장클리닉으로 찾아온 환아들 중 진찰과 문진을 통해 알레르기 소인이 있는 것으로 의심되는 경우,

최근 2년 이내 알레르기 관련 검사를 한 적이 없다면

성장 관련 검사 전 미리 설명을 드리고 알레르기 검사를 같이 진행하게 됩니다.


MAST 또는 Unicap 검사를 통해서 알레르기 검사를 시행하게 되고, 원인 물질을 찾게 됩니다.


* 원인 물질을 알았다면, 가장 좋은 치료는 "회피"입니다.

원인 물질을 일상생활에서 최대한 피하고, 제거하는 방법입니다.


* 만약 회피가 불가능한 경우 (봄철, 가을철 풀이나 잔디, 꽃가루 등 / 강아지, 고양이 털 또는 비듬 알레르기인데 반려동물을 키우는 경우 등) 항히스타민제, 항류코트리엔제, 코에 뿌리는 흡입 스테로이드 등으로 증상을 경감시켜 주고 관리합니다.


* 특히 비염이 심한 경우, 가장 좋은 "꾸준한" 치료는 항류코트리엔제 + 코에 뿌리는 흡입 스테로이드 + 유산균입니다.

코에 뿌리는 흡입 스테로이드는 전신 흡수 되지 않으며, 코피를 제외하면 부작용이 거의 없습니다.

증상이 심할 때는 항히스타민제나 먹는 스테로이드를 같이 복용할 수 있습니다.

증상이 경감되고 꾸준히 관리하는 목적으로 항류코트리엔제 + 코에 뿌리는 흡입 스테로이드 + 유산균을 써주면 좋습니다.


* 증상이 만성적이고 심한 경우 면역 치료를 고려해 볼 수 있습니다.

(집먼지 진드기 - 라이스정, 액트에어 등의 먹는 면역 치료제)

(그 외 알레르기 소인에 관해서는 맞춤 주사 치료제 - 노보헬리젠 등)

실제 클리닉에 오는 환아들 중 라이스정 치료 후 숨 쉬는 게 편해져서 잠도 잘 자고, 집중도 잘 된다며 만족해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바른 성장에는 여러 가지 요인들이 작동합니다.

호르몬, 수면, 식이, 운동, 스트레스 등, 여러 가지 요인들이 우리 몸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알레르기 질환은 이러한 요인들에 악영향을 주는 대표적인 질환입니다.

철저한 관리가 꼭 필요합니다.

https://blog.naver.com/aaaaaaaaaaaa774/223959583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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