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URNEY DAYS : 월미 테마파크
어느 식당에서 우연히 발견했던 잊지 못할 글귀가 하나 있다. 바로 '옛날이 지금이다.' 라는 글귀 였다. 오랜 전통을 가진 식당 액자에 걸려 있는 어떤 작가분(아무래도 식당을 방문한 적이 있는)의 글귀 였는데, 참 오묘한 글귀라고 생각하곤 했었다.
하지만 가만 생각해 보면 참 그럴듯한 말인 것 같다. 그 식당은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은 맛으로 고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그런 식당 이었다. 예전에 찾았을때의 그 맛과 지금 찾았을때의 그 맛이 변함이 없다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은 맛이라는 이야기일 것 같다. 즉, 옛날의 맛이 지금의 맛과 같기 때문에 옛날이 지금이다 라는 글귀가 생겨난게 아닐까 싶다.
개인적으로 오랜시간 영업을 해오면서 고집스럽게 맛을 유지한 식당 입장에서 최고의 평가가 아니었나? 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오늘 이야기하려는 '이곳' 역시 '옛날이 지금이다.' 라는 평을 내려주고 싶은 곳이다.
인천 중구 월미문화로 81
[지번] 북성동1가 98-580
✔︎ Check Point : 추억의 놀이기구 + 바다와 모노레일, 주변에 인접한 다양한 관광지들
월미도는 과거 한창 많은 관광객들을 유치하던 나름 명성을 가지고 있는 관광지 였다. 하지만 시대가 발전함에 따라 놀이 문화도 상당히 발전했고, 3D 부터 4D 그리고 VR 까지 실감나는 최첨단 놀이시설 또는 웅장하고 아크로바틱한 놀이기구들의 등장이 주목을 받으며 월미도의 옛스런 놀이기구들은 소위 '한물 갔다' 라는 표현이 제일 적합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에게 외면 받게 되었다.
덩달아 월미도를 찾는 관광객들도 자연스럽게 줄었고, 한때 젊은 세대들이 많이 찾던 월미도는 이제 한가하고 한적한, 언텍트 여행지 수준으로 그렇게 서서히 우리들에게서 잊혀지는 듯 했다.
하지만 마치 공중그네 처럼 유행은 돌고 돌아, 레트로 & 뉴트로 열풍이 불기 시작했고, 오히려 옛스러운 모습 그대로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인내의 시간을 보냈던 월미 테마파크는 새롭게 다시 돌아온 유행의 중심이 되기 시작했다.
월미도의 히트 상품이었던 디스코팡팡 부터 오리지널 감성 그대로의 바이킹, 공중그네, 범퍼카, 번지드롭과 같은 놀이기구들은 어른들에게는 추억, 향수를 그리고 젊은 세대들에게는 뉴트로 감성을 느끼게 해주기 충분했다.
일부러 옛스럽게 연출한 놀이기구들이 아니라 정말 옛것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놀이공원 테마파크라니, 요즘 같이 레트로 열풍이 부는 시기에 월미도는 단순히 놀이기구 한두개만 덜렁 있는 수준을 넘어 정말 제대로된 다양한 놀이기구, 시설들을 제공해 주고 있었다.
월미도가 자랑하는 디스코팡팡을 비록하여 바이킹 등도 큰 인기를 끌고 있지만, 조금 떨어진 곳에는 바다와 월미도를 한눈에 즐길 수 있는 레트로 감성 끝판왕 '대관람차' 역시 월미도의 매력을 더욱 돋보이게 해주고 있다.
불과 얼마전 까지만 해도 월미도를 찾는 관광객들이 많지 않아 한적하고 편안하게 주차를 하고 한가롭게 산책하듯 즐길 수 있었던 시기는 이제 다 가버린듯 하다. 월미도에 도착하면 일단 주차 전쟁을 치열하게 겪어야 하고, 놀이기구 역시 쉽게 탈 수 있는 것들이 잘 없는 상황이다.
복잡한 테마파크가 버겁다면 조금 더 여유롭게 월미도를 산책하는 것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저 멀리 영종도가 보이고, 유람선을 이용하여 바다를 건널 수도 있다. 많은 관광객들이 오토바이나 자전거를 유람선에 실어 나르며 매력적인 여행을 준비하기도 한다.
레트로 감성을 적절하게 느끼며 놀이기구도 즐기고, 바다도 즐기고, 산책도 할 수 있는 '올인원 코스' 는 서울 근교에서는 월미도가 가장 적절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월미도에서 가까운 거리에 인천 차이나타운이나 동화마을, 개항로 등 지근거리에 당일치기로 가볼만한 여행지가 많다는 것 역시 월미도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마치 꾸며낸듯하지만 전혀 꾸미지 않은 옛날 그대로의 모습을 현재에도 즐길 수 있는 여행지, '옛날이 지금이다.' 라는 표현이 정말 적합한 바다 근처 놀이공원. 자연스럽게 유행의 흐름을 타고 점점 핫해지고 있는 월미 테마파크. 앞으로도 한동안은 과거의 명성 못지 않게 인기를 누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놀이동산의 놀이기구들을 온전하게 즐길 수 있었던 나이는 고등학교 1학년 무렵이었다. 그 전까지는 회전목마 외 탈 수 있는 놀이기구가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바이킹이나 청룡열차는 엄두도 낼 수 없었고, 자이로드롭이나 번지드롭 같은 놀이기구는 도대체 이세상에 왜 만들어진 것인지, 저런걸 즐기는 사람들의 마음을 도무지 이해할 수도 없었고 이해하고 싶지도 않았다.
고등학교 1학년 동아리에서 우연히 찾게 된 롯데월드. 고등학교에 진학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 이제 막 익숙해진 친구들 앞에서 놀이기구도 못타는 겁쟁이로 낙인찍히는게 두려워 두눈 딱 감고 자이로드롭을 탔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렇게 그날 이후로는 그럭저럭 놀이기구를 어느정도 탈수 있게 되었던 것 같다. 물론 전혀 즐겨 타지는 않는다.
사실 지금도 바이킹이나 자이로드롭, 번지드롭 같은 놀이기구들을 보면 고개를 살짝 돌리고 외면하고 싶은 마음이 들때도 있다. 그러고보면 나 역시 옛날이 지금이란 말이 잘 맞아떨어지는 사람 같다. 예나 지금이나 놀이기구를 타는게 무서우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