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어쩌다피알 Oct 05. 2022

1. 나만의 공간이 가지고 싶어졌다.
그런데 월세는?

88학번의 공간 대여 N잡러 도전기

[N잡러는 여러 수를 의미하는 N에 직업을 뜻하는 Job과 사람을 일컫는 ~er을 붙인 합성어로 한명이 여러 개의 일을 하는 사람을 말한다.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진 시대를 사는 MZ 세대들은 N잡러를 꿈꾼다.  N잡러 생활이 안정되면 회사는 때려치우는 것이 목표다. 그런 그들에게 공간 대여가 각광받고 있다. 적은 비용과 시간을 투자하고 일정한 부수입을 올릴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하루 30분 일하고 월 300은 번다더라…”류의 얘기들이 많다. 하지만 이건 누가 코인 해서 떼돈 벌었다 와 같은 얘기다. 돈을 번 사람이 있겠지만, 과연 몇이나 될까?그런데 정작 N잡러가 되어야 하는 것은 MZ 세대보다도 본업을 그만둘(자의든 타의든) 시간이 멀지 않은 4050이 아닐까? 88꿈나무로 대학에 들어가 땔나무라는 소리를 듣다 이제 은퇴를 생각할 나이가 된 2022년에 어쩌다 공간 대여를 부업으로 시작한 이야기]



 

나이가 들어가는 것이 안타까운 게 너무도 많지만(간혹 어쩌다 좋은 것도 있기는 합니다만^^), 그중 하나는 갈만한 곳이 줄어든다는 거다.  물론 노키즈존처럼 ‘노중년존(?)’ 같은 게 공식적으로 존재하는 건 아니지만 나 스스로 눈치를 보게되고 머무르는 시간이 더 이상 편안하지 않아 “여기는 이제 더이상 내가 올 곳이 아니다….”라고 포기하게 되는 공간들이 생겨난다.  


그럼 이전에는 가기 불편했지만 나이 들면서 가기 좋은 곳이 새로 생겨나기도 할까? 

음…아직은 딱히 모르겠다.  


이런 불편한 경험들이 쌓이게 되면서 눈치보지 않고 편하게 모임도 가지고 나만의 취미생활을 즐기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에 대한 필요성이 커졌다.  물론 내 취향에 맞는 공간이어야 한다.  


내가 나만의 공간에 대한 갈증이 있는 이유는 사실 하나 더 있다. 결혼을 안(아니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대학생 때 떠난 1년 남짓한 어학연수 기간을 빼고는 한 번도 혼자 살아본 적이 없다.  행운인지도 모르겠지만 50이 넘은 지금도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다. 그 얘기는 나만의 공간을 가져본 적이 없다는 거다.  물론 조그만 사업을 하면서 십수 년 동안 회사 안에 내방을 가졌지만 온전한 나만의 공간이라고 하기에는 시도 때도 없이 노크를 해대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여기에 코로나로 재택이 길어지면서 공간을 빌려 쓰는 일이 많아지게 되었다.  마음 편하게 지인들과 술을 한잔할라치면 에어비앤비라도 빌려야 했고, 재택이 길어지면서 카페를 전전하게 되고 집중이 필요할 때는 호텔 데이 유즈(aka 대실)를 이용하는 일도 잦아졌다. 


차라리 오피스텔을 빌려 내 맘대로 쓰는 공간을 만드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월세는? 아깝다!




그러던 차에 서점에서 우연히 ‘내 집 없이 월세 받는 쉐어하우스 에어비앤비 파티룸 재테크’라는 책을 발견했다. 바로 집어 들고 롯데리아에 앉아서(서점 바로 옆이 롯데리아였다) 순식간에 다 읽었다. 다시 서점으로 가서 ‘에어비앤비’, ‘파티룸’을 검색해 3권의 책을 더 샀다. 시간이 날 때마다 에어비앤비나 스테이폴리오 앱을 아이쇼핑하듯 둘러보는지라 에어비앤비를 한번 해보고 싶은 생각은 예전부터 있었으나, 합법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이 사실 드물다. 책들을 읽고 나니 한옥 한채를 갖기 전에는 에어비앤비를 합법적으로 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는 게 더 확실해졌다. 


그런데 파티룸은 인허가가 필요하지 않고 합법적으로 내 공간을 만들어 빌려줄 수 있다니…. 이거다 싶었다.


공간 대여업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내가 원하는 공간을 만들어서 내가 필요할 때 사용하고, 쓰지 않을 때는 대여를 해서 월세를 벌 수 있다는 것 아닌가. 욕심을 좀 내서 인테리어나 가구를 산 투자비까지 회수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지금 하고 있는 회사를 처음 시작할 때처럼 즐거운 긴장감이 느껴졌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네이버 검색을 하다 발견한 게 바로 탈잉의 ‘소자본 자동화 부업! 파티룸&스튜디오’라는 ‘저스트두일'님의 강의였다.  튜터명이 일품이라 일단 끌렸다. 3시간짜리 VOD에 수십만 원 하는 강의였지만 공간 대여 강의중에 압도적이어서 하나를 듣더라도 제대로 된 게 낫다는 생각으로 선택을 해보았는데, 순식간에 두 번 들었다. 그 어떤 경품이나 포인트에도 흔들리지 않고 후기를 건너뛰는 스타일인데 이번에는 내 손으로 달려가 후기까지 남기게 되었다. 


공간 대여업을 하지 않더라도 부업을 생각하는 분들께 꼭 추천하고 싶은 강의다.


사실 이 글을 쓰면서 나도 알게 된 사실이다.

강의 후기를 남긴 게 2022년 5월 7일이었고, 부동산 계약을 한 날짜가 5월 15일. 

충동적인 건 아니었을까? 일단은 추진력이 뛰어난 걸로 포장을 해두고 싶다. 




다른 글에서 얘기한 적이 있는데 나는 작은 홍보대행사를 하고 있다.  

세상에서 홍보대행사 만큼 진입장벽이 낮은 사업도 드물다 생각하곤 했다.  

물론 자영업 업종 대부분은 진입장벽이 낮은 편이다. 그렇다면 공간 대여는? 

진입장벽이 낮은 게 아니라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별한 기술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투자금도 크지 않다. 

하지만 공간대여업을 시작하고 3개월 만에 내린 결론은... 


돈 버는 대여 공간이 되는 진입 장벽은 높다.

꽤나 높다.

확실하다.


아이러니하지만 그래서 내 공간의 미래가 더 궁금하고 재미있어졌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