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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니타 May 25. 2024

무더운 델리에서 여름나기 - 영화

'지구마블 세계여행' 이라는 프로그램을 좋아한다. 3명의 여행 유투버가 블루마블 판을 펼쳐놓고 주사위를 던져 걸린 나라로 날아가서 나름의 미션을 완수한다. 여행하는 영상의 조회수와 좋아요 수를 가장 많이 받은 참가자가 우승하는 시스템인데 주사위의 점에 따라 여행할 나라가 결정되면, 즉석에서 숙소및 항공편을 예매한다. 선택된 나라에 따라 직항이 없어 여러번 경유하기도 하고, 대륙을 이동하기도 한다. 나름 여행전문가인 참가자들도 예측불가의 상황들을 마주하다 보니 다양한 환경에 노출되곤 한다. 특히 지난주는 인도여행에 대한 장면도 있었는데 인도에서 배우 오디션을 준비하는 에피소드가 시선을 끌었다. 오디션에 참여하기 위해서 참가자들은 춤을 배우고, 연기를 연습했다. 인도에서는 과장된 몸짓과 표정이 필수라며 온몸을 사용하여 연습하는 부분이 재미있었다. 

인도는 남녀차별뿐아니라 신분의 계급이 있는 나라다. 지금은 법적으로 금한다고는 하지만 카스트제도라는 분명한 계급제가 있었고, 그로인해 교육과 생활환경의 차이가 명확한 나라이다. 부자들의 고급진 주택이 모여있는 지역의 한구석에는 부자집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사는 빈민촌이 있다. 청소와 빨래, 정원관리, 운전, 요리, 탁아까지 적은돈을 받고도 일하려는 사람이 많다. 교육의 기회가 있음에도 자녀를 교육시키기 보다 하루벌어 먹고 살아야했기에 자녀들까지 대물림 되고 있다. 대리석 깔린 대궐같은 곳에서 일하고 움막같은 집에서 사는 삶을 고스란히 받아들인것 같지만 현실을 도피하고자 하는 마음도 강하다. 그래서 인도사람들은 환타지 같은 영화에 환호한다. 미국에 할리우드가 있다면 인도의 봄베이(지금은 뭄바이)에는 볼리우드가 있다.  1년에 1000편이상 영화를 제작한다는 인도의 영화산업은 15억 인구에게 기쁨과 위로를 주는 영화이상의 삶의 표현이고, 수많은 인도인들의 빡빡한 현실을 대변해 준다. 지금이야 인도영화를 OTT에서 쉽게 찾아볼수있지만 인도에 가서 인도영화를 처음 접했다. 인도영화의 특징은 일단 상영시간이다. 3시간은 기본이고 4시간 짜리도 있다. 그래서 영화중간에 interbal time 이 있다. 쉬는 시간동안 화장실도 다녀오고, 간식도 사올수있다. 장면장면 노래와 춤이 있다. 결혼식이나 파티라면 이해되지만 남녀가 행복할때도 때론 토라질때도 시도때도 없이 노래와 군무가 나온다. 인도영화관에서는 내용에 따라 야유나 환호도 자주 볼수있다. 악당을 무찌르거나 원수를 갚아 줄때는 박수와 환호가, 불합리하고 억울한 일을 당하면 야유가 나왔다. 처음엔 극장에서 이게 무슨 매너인가 싶기도 했지만 나도 모르게 따라서 박수쳤던 적이 있다.  한국의 권오중 배우처럼 생긴 샤루칸이라는 배우와 세얼간이의 주인공 아미르칸이라는 배우가 기억난다. 

나또한 델리에 있을때 극장을 종종갔었다. 인도영화가 좋아서라기 보다 긴상영 시간동안 시원하게 여가를 즐길수있었다. Priya라는 극장이 있었는데 한국 영화관과 비교해도 손색없었다. Priya 근처에서 밥을 먹고 영화를 보는것이 최고의 코스였다. 자국의 인도영화에 더 열광했던 현지의 분위기에 선택지가 다양하지는 않았어도 미션임파서블 이나 쥬라기등 할리우드 영화등을 보았다. 더운여름 인도를 여행하고 있다면 인도극장으로 가서 영화한편 보길 추천한다. 뮤직비디오 이상으로 음악과 춤이 있고, 감동과 진지함이 묻어나오는 인도영화의 매력에 빠질것이다. 영어나 힌디어를 잘몰라도 그리 문제 되지 않는다. 화면과 소리만 듣고도 어떤 상황인지 내용파악이 될것이다. 영화상영에 최소 3시간은 필요할테니 영화를 보다가 살짝 졸아도 상관없지 않을까 무더운 델리에서 여름 나는 방법으로 이만한 가성비도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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