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장 국민통합/지리불여인화地利不如人和
2022년 대통령 선거는 또 다시 국민들을 분열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역대 최소의 표 차이로 결과가 갈라진 것인데, 누가 되었든 간에 분열된 국민들을 통합하는 것이 최우선적 목표가 되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누군가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꼭 통합을 해야하는 것인지에 대해서 말이다. 지지자들과 중도층을 위한 정치를 하면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은 것인지 말이다. 맹자는 당연히 아니라고 말한다. 맹자는 국민통합이 가장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하늘이 주는 시기도 지세의 유리함만 같지 못하고, 지세의 유리함도 인심이 화합함만 같지 못하니라.
天時不如地利, 地利不如人和.
<공손추> 하편 1장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 즉 “백 번 듣는 것이 한 번 듣는 것만 같지 못하다.”라는 유명한 말이 있는데, “A불여不如B”라는 문법이 첫 번째 문장과 두 번째 문장에 그대로 적용된다. “천시天時가 지리地利만 못하고, 지리가 인화人和만 못하다.”라는 말은 인화가 가장 중요하고, 지리가 그 다음이고, 천시는 마지막이라는 의미이다. 사실상 세상을 구성하는 세 가지의 주요 요소인 천·지·인 중에서 사람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데, 단순히 사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화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맹자는 전국시대에 속해 있고, 모든 나라가 부국강병을 추구했기 때문에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라도 국민통합이 중요하다는 주장을 펼치는데, 먼저 천시와 지리를 비교해서 설명한다.
둘레 3리의 성과 둘레 7리의 외곽을 둘러싸서 공격을 할지라도 못 이기는 수가 있으니, 무릇 둘러싸고 공격할 때는 적절한 시기를 골랐을 것이지만 그래도 못 이기는 것은, 적절한 시기가 유리한 지세만 못하기 때문이다.
三里之城, 七里之郭, 環而攻之而不勝. 夫環而攻之, 必有天時者矣. 然而不勝者, 是天時不如地利也.
3리의 성城과 7리의 곽郭에 대해 주자는 작은 성곽이라고 설명했는데, 포위공격을 하면 어느 정도의 시간이 지나 ‘적절한 시기[天時]’를 만나면 항복을 받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은 성을 이기지 못하는 것은 ‘적절한 시기’보다 ‘유리한 지세[地利]’가 전쟁의 승패를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리한 지세라는 것은 성벽이 높거나, 구렁이가 깊은 것을 비롯하여 병기와 군량까지 포함하는 전투의 전반적인 준비상황이 유리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빈틈없는 전투준비보다도 인심의 화합이 중요하다.
성벽이 높지 않은 것이 아니요, 구렁이 깊지 않은 것이 아니요, 병기가 튼튼하고 날카롭지 않은 것이 아니요, 군량이 넉넉하지 않은 것이 아니지만, 그대로 버리고 도망질 치는 것은, 이는 지세의 유리한 것도 인심이 화합함만 같지 못하기 때문이다.
城非不高也, 池非不深也, 兵革非不堅利也, 米粟非不多也. 委而去之, 是地利不如人和也.
전투를 할 모든 준비가 갖추어져 있는데도 병사들이 도망갈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우리도 현재 평화를 시대를 살아가는 것은 아니다. 여전히 북한의 무력도발이 시도되고 있고,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라는 대국이 전쟁을 하는 중이다. 이 전쟁이 세계대전으로 확대될 우려도 있는 상황이다.
분명 러시아는 단기간에 승부를 보려고 했을 것이다. 이 전쟁에 대해 관심을 가진 사람들은 러시아가 어떻게 ‘천시’를 놓쳤고, 우크라이나의 ‘지리’를 극복하지 못했는지 알 것이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인화이다. 세계 곳곳에서 이 명분 없는 전쟁에 민간인의 희생을 줄이고자 참전하고 있다. 전투력은 러시아가 훨씬 강력하지만, 세계인의 마음은 우크라이나에 모아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맹자가 명쾌하게 해설한다.
그러므로 말하자면 백성을 나누는 데 영토를 경계로 하지 말고, 나라를 든든하게 지키는 데도 산골짜기의 험난한 것을 이용하지 말고, 천하를 호령하는 것을 병기의 예리함에 의뢰하여서는 안 된다.
故曰, 域民不以封疆之界, 固國不以山谿之險, 威天下不以兵革之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