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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야 Jul 07. 2024

결핍이라는 이름의 직업

인정욕구에서 비롯된 씨앗은 정체성의 유실에 의해 꽃을 활짝 피우지 못했다. 유예가 아닌, 유실. 너무 늦게 알아버린 주관의 표출은 고통스러웠다. 자의를 아무리 정돈된 방법으로 표현하려 해도 도통 습관이 들지 않고 겉돌아 가장 깊은 생각은 누구에게도 인정받지 못한다는 생각이 맴돌았고, 결국 그 '인정'이라는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스스로를 찔렀다.


몇 번이나 후회를 반복한 끝에, 완전한 '인정'이라는 것은 없다는 것을 인정했다. 역설적이게도, 인정을 포기하니 수행이 아닌 숙달에 이를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언제나 가장 필요했던 것은 칭찬이 아닌 성찰이었다.


그렇게 정립한 직업이라는 개념은, 나무의 뿌리 같은 모양이 되었다. 경제관념이나 생활수준 따위의 있어 보이는 말보단, 보이지 않는 곳에서 부정을 원동력으로 삼아 쓸모를 만들어내는 일을 하는 것, 눈 덮인 축축한 땅속에서 끊임없이 자신의 결핍을 반추하며 갖은 방향으로 뿌리를 뻗어나가는 작업에 가까운 것 같다.


또한 자아실현은, 결국 나라는 나무의 뿌리와 꽃의 인과관계를 찾는 여정인 것 같다. 아마 채워지지 않을 결핍을 포함한 모든 행동의 합이 자기 자신이 되는 순간, 비로소 꽃을 피울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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