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아는 아이 VS 집 밖에서의 아이.
- 선생님 저 남친 생겼는데 보통 몇일쯤에 키스해요?
- 선생님이 몇 월 며칠에 하면 좋겠다고 정해주면 너 정말 그때 할 거야?
- 하하하하 그러네요? 아니요.
- 선생님, 남친이 여행 가자 그러는데 1박으로 여행 갈라면 엄마 아빠한테 뭐라고 해야 될까요? 고민이에요.
- 선생님, 남친이 저 차단했어요. 개짜증 나요.
이 모든 말들은 다 악수하면 아직도 초등학교 1학년 우리 딸 손 잡는 느낌인 아이들이 하는 말들이다.
그런데 부모님들은 다 똑같이 말씀하신다.
- 요즘 애들 다 남친 여친 있다대요. 근데 우리 애는 아직 애라.
- 우리 애는 아직 그런 거 몰라요.
- 우리 애는 숙맥이라.
3-4살 어린이집, 유치원 사회생활이 시작될 때부터 아이들은
집에서, 즉 부모 앞에서의 모습과 사회에서 조금씩 다른 모습들을 보이기 시작한다.
어떤 아이들은 사회에서는 씩씩하고 공격적이고 자기 몫을 잘 챙기지만 부모 앞에서는 어린양을 부리며 말 잘 듣고 착한 순한 양으로,
어떤 아이들은 집에서는 다 이겨먹는 왕이지만 사회에서는 아무 말도 못 하는 순둥이로.
각기 형태는 모두 조금씩 다르지만 그때부터 부모에게 보여주고 싶은 모습과 진짜 본인이 사회에서 생활하는 모습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한다.
우리는 이것을 페르소나라고 한다.
사회에 적응하기 위한 자연스럽고 적절한 가면.
이런 모습은 아주 자연스럽고 필요한 본능이지만,
청소년기 성에 있어서는 부모가 간과해서는 안될 문제가 존재한다.
우리나라 학교에서 배우는 성 지식은 모호하고 간접적이며 광범위한데 비해 우리 아이들의 실제 성의 진도는 너무 빨라서,
배우고 접할 수 있는 것은 올바른 경로가 아닌 것이 문제이다.
미국의 경우는 초등학교 2학년 때 실제로 성교육이 시작되며
성교육의 내용 역시 매우 실제적이며 현실적이다.
예를 들면 성병의 감염 위험도나 확률, 낙태의 위험도와 영향, 피임약이나 콘돔의 실제 사용법 등을 실제적으로 알려주며, 질외사정 법이 실제적으로 효과가 있는지, 상대를 배려하는 성은 어떤 것인지 등을 배우고 있다.
북유럽 또한 자녀가 15세가 되면 피임이나 성관계에 대한 솔직하고 개방적인 대화를 부모와 직접적으로 나누고 있다.
- 콘돔은 언제 사용해야 하는 걸까? 객관식이야. 1번 사정하기 전에, 2번 관계 시작하기 전에, 3번 배란일 계산해보고
- 3번요!!
- 아니야 1번 1번!!
실제로 2번이라고 생각하는 아이들은 충격적이지만 많지는 않다.
콘돔이라는 것이 임신만 예방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아이들이 대부분이며. 성병에 대한 예민도는 거의 제로라고 생각하면 될 듯하다.
성병이라는 것은 에이즈나 매독 정도 되어야 성병이라고 생각하고 그 조차도 드물 테니 내 일은 아닐 거라 생각하니 말이다.
성 바이러스와 같은 부분에 있어서는 너무도 둔감하며 그것이 나의 몸에, 나의 건강에, 후에 나의 건강한 결혼 생활에 미치는 영향 같은 것까지 생각할 수 없는 것이다.
여자 아이들은 내가 콘돔을 준비하고 있으면 노는 애 같아 보일까 봐.
남자아이들은 내가 콘돔을 준비하고 있으면 오늘 작정하고 자려고 했다고 생각할까 봐.
보통은 부끄러워서 못 가지고 다닌다고 했다.
내 딸에게는 당당하게 말할 수 있게 해주고 싶다.
"우리 엄마가 날 너무 사랑해서 매일 아침 내 지갑에 있나 확인하고 넣어주시는 선물이야. 우리 엄마 멋있지? 그러니까 너도 날 그만큼 아끼고 사랑해줘야 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