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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집짓는Jay May 01. 2022

나는 왜 타운하우스를 포기했나? 아파트+단독주택의 단점

한줄요약: 타운하우스의 장점이 곧 고민의 지점이다

"A씨는 '언젠가는 나만의 단독주택을 짓고 살거야!'라는 꿈을 꾼다. 전원주택 마을을 구경가기도 하고 관련 tv프로그램도 챙겨본다. 그런데 집지으면 10년을 늙는다거나, 돈이 많이 든다거나.. 막상 시도하려니 겁이난다. 아파트에만 내리살아왔는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할지도 모르겠고;; 그러다 '타운하우스'라는 것을 알게된다. 기존 매물들도 찾아가보고 모델하우스에도 가본다. 점점 가슴이 뛴다! 이거야말로 아파트와 단독주택의 장점을 합쳐둔 '내가 꿈꾸던 집'아닌가?!"


그래 내 얘기다;; 그리고 단독주택을 꿈꾸는 많은 분들의 이야기이기도 하겠다. 하지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 그럼에도 나는 타운하우스를 포기했다. 이른바 '타운하우스'는 장점과 단점이 명확하다. 하지만 업자들과 그곳을 재산으로 형성하고 있는 입주민들은 단점을 말하지 않는다. 게다가 그들은 (아파트에 비해)한정된 소수이기에 시장에는 행복한 삶만이 넘쳐난다. 타운하우스가 다시 붐을 일으키는 이유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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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타운하우스가 뭐지? 애매한 타운하우스의 범위


일단은 '비슷한 계층의 사람들이 모여사는 집합단지', 혹은 '고급 빌라단지' 정도를 일컫는 말이라고 보면 되겠다. 영국이나 미국에서 시작되었다. 우리나라에도 80년대 본격적으로 들어와, 2000년 즈음 인기를 끌다가 미분양으로 조용해졌다. 그러다 코로나를 전후해 새로운 주거 형태로 다시 뜨게 된 것.


근데 이게 그냥 뭔가 '고급스러운 느낌'이라게 문제다. 법적으로 규정된 명칭도 아니다. 그냥 건축 업계에서 일종의 광고 문구 정도로 혼용되는거 같다. 그러다보니 저층 아파트도, 빌라도, 협소주택 촌도, 단독주택 단지도, 다 타운하우스라고 말한다. 소비자는 혼란스럽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를 참고하자.  


그래서 범위를 정하고 넘어가자. 이글에서 말하는 '타운하우스'는 '아파트와 주택을 결합한 <라피xx> 같은 곳'으로 한정한다. 대충 '아파트와 단독주택의 장점을 합해 예쁜 단독주택 대규모로 지어서 분양하는 형태' 정도라고 보면 되겠다. 규모는 작은 것도 있고 완전 대단지도 있다. 청약걸고 일이년 기달려서 다 지어지면 입주하고 공동으로 관리비내서 관리하고 아파트랑 비슷하다!




타운하우스는 어떻게 저렴하지만 편리한 단독주택을 만들까?


타운하우스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타운하우스가 어떻게 저렴하게 만들어질 수 있는지를 이해하는게 중요하겠다. 가장 먼저 위치가 있다. 타운하우스는 도심이 아닌, 대충 외곽에 지어진다. 이것은 사람에 따라 장점 혹은, 단점이 될 수도 있겠다. 도심에서는 멀지만 자연이 가깝다. 규모가 커지면 교통시설도 완비되고 하다못해 편의시설도 함께 들어올 수 있다. 하지만 어쨌든 외곽에 지어지니까 비용이 세이브된다.  


타운하우스는 작은 땅에 많은 집을 모아둔다. 보통 어느정도 수준의 단독주택은 100평 정도를 기준으로 지어진다. 타운하우스는 100평이면 몇집을 지을까? 요즘 많이 지어지는 곳은 대략 2~3집은 짓는거 같다. 그러다보니 많은 것을 공유한다. 땅을 공유하고 벽을 공유한다. 적게는 2~3집, 많게는 십여채를 벽하나를 두고 다닥다닥 붙여 짓는다. 기반시설을 공유하고 마당을 공유하고 진/출입로를 공유한다. 다양한 관리 포인트를 공유하고 방범을 공유한다.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공유하는 것은 가격이나 여러가지 면에서 타운하우스를 가능하게 만든다.  


단독주택을 규모있게 짓는다. 본래 단독주택은 단독으로 설계하고 지어지고 관리되어서 '단독'주택이다. 타운하우스는 이를 함께 모아두었다. 소매보다 도매가 당연히 가격 협상의 여력이 있다. 건축 시 큰 이점이다. 관리도 마찬가지다. 하다못해 경비 업체를 고용하는 것도 단독주택은 꿈도 못꿀일이다. 하지만 타운하우스는 가능하다. 애초에 해당 부지 자체가 하나의 단지로 기능하기에 진출입을 차단하는 것도 가능한 영역이고. 그렇게 타운하우스는 단독주택과 아파트의 장점을 적절하게 결합해 지어진다.



그런데 왜 나는 타운하우스를 포기했는가?


여기까지만 보면, 타운하우스는 아파트가 싫지만 단독주택은 겁나는 사람들에게 좋은 대안으로 보여진다. 근데 왜 나는, 그리고 많은 이들은 그래도 단독주택을 꾸역꾸역 그 고생하며;;; 짓는 것일까?


1) 나만의 집을 지을 수 없다.

이점은 많은 분들이 어쩔 수 없지 않은가? 이미 인지하고 있겠다. 어쨌든 내 취향에 올곳이 맞는 집은 직접 짓는 수밖에 없으니까.


2) 법적구분이 애매하다

우리나라는 아파트 공화국이다. 아파트가 이러니저러니 해도 관련 법규는 꽤 훌륭한 수준까지 진화하고 관리된다. 단독주택은 여전히 혼돈이기에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그렇다면 타운하우스는? 타운하우스가 무엇인가부터 혼용된다. 지금도 건축 과정은 물론, 등기, 대지지분, 그리고 관리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잡음이 발생하고 있다. 타운하우스가 정말 신뢰할 수 있게 지어지고 관리되는가? 이는 규모가 작은 타운하우스일수록 더욱 우려가 되는 부분이며, 꼼꼼하게 확인해야할 문제다.  


3) 층간소음 피하려다 측간소음은 몰랐지;;

아파트가 싫은 이유 중 하나가 층간소음이겠다. 근데 타운하우스는 측간소음, 그러니까 옆집 소음에 시달린다. 타운하우스는 벽하나를 두고 다닥다닥 붙어산다. '몇층에서 뭐하는지, 무슨 TV프로그램 보는지도 알 수 있다...'는 흉흉한 후기가 돈다. 벽두고 사는건 아파트도 마찬가진데.. 타운하우스는 많은 면적이 맞닿아 있기도 하고.. 정확한 이유는 나도 모르겠다;; 벽체 두깨 기준 자체가 다른가 찾아봤는데... 용어부터 혼재되어 잘 모르겠다. 전문가분의 의견 환영합니다. 게다가 여기 사는 사람들은 아파트 싫어서 온 사람들이다. 사운드 빵빵하게 노래도 듣고 영화도 보고 주말마다 이웃친지 초대하고 4층짜리 계단 뛰어다닌다. 그게 옆집 옆집마다 다 공유된다!  


4) 좋든싫든 삶까지 공유해야 한다.

아파트 싫어서 단독주택 온 사람들의 문제는 여기서도 계속된다. 다닥다닥 붙었는데 아파트에서 못했던거 마음껏 하고 싶은 사람들로 모여있다. 개는 울어대고 바베큐 파티하고 매일 누구 놀러오고.. 그게 바로 옆이다.단지내 단톡방 만들어 하지말라는게 또 엄청 많아진다. 아파트에서도 살았는데 뭐.. 와는 다른 이야기이다. 아파트 옆집 윗집은 남남이잖아. 타운하우스에서는 눈만 돌리면, 귀만 기울이면 강제 가까운 이웃이다!


5) 이러니저러니해도 협소주택아닌가?

좁은땅이니까 높여짓는다. 4층 정도 타운하우스는 흔하다. 5층짜리도 봤다. 이거 쉽게 생각하는데... 2층 상가만 올라가도 힘들지 않나? 그걸 하루에도 수차례 반복해야한다. 게다가 층마다 좁다. 가구들이고 살다보면 더 좁다! 층마다 청소해야 한다. 로봇청소기 꿈도 못꾼다. 화장실은 뭐 4개씩 된단다. 그거 어떻게 다 관리할거야... 이거 현실적으로 생각하자. 무릎나가고 허리나간다. 2층집 사는 사람도 힘들다고 2층 잘 안올라가는게 현실이다.


6) 그리고 가격

요즘 타운하우스가 뜨면서 가격도 올라가고 있다. 많은 부분 아파트의 시각으로 타운하우스를 바라보기에 생기는 착시 아닌가 나는 생각한다. 이 가격에 이런 집을 산다고? 어.....이거 좀만 더 하면 그냥 단독주택 짓는 돈인데? 싶은 수준까지 올라가고 있는 것. 근데 단독주택은 땅도 다 내꺼잖아. 장점만 보면 혹할지도 모른다. 장단점을 명확하게 보고 판단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타운하우스를 포기하면 눈여겨 보게 되는 것


그렇게 나는 타운하우스를 포기했다. 무엇보다 좁고 높은 집에 그많은 화장실을 보는 순간, 이건 살아본 사람이 자신도 살만한 집 설계한 것이 아니다..라는 확신이 들었다. 거기에 '뭔가 고급스러운...'의 타운하우스가 가진 이미지는 정작 삶이 아닌 쓸데없는데만 신경써서 가격을 올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타운하우스를 포기하게 되면, 많은 사람들은 아래의 대안을 고민한다.


- 듀플렉스하우스 혹은 땅콩집: 결국은 타운하우스가 듀플렉스하우스의 집합체이다. 이걸 개인으로 적용하면 맘맞는 두집, 세집이 함께 땅을 사서 적절하게 나눠지으면 된다는 얘기가 된다. 이런 식으로 지어진 집은 실제로 단독주택 단지에 가보면 많다. 혹은 개인이 한 필지에 두집을 짓고 한집은 렌트를 해 비용을 보전하기도 하고.  


- 단독형 타운하우스: 다닥다닥 안붙어있는 타운하우스를 사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으로 (말도 어려운)단독형 타운하우스를 찾아다니기도 한다. 실제로 김포에 위치한 타운하우스가 이러한 형태로 지어졌는데.. 매물이 하나도 없네;;; 그런데 여기까지 따라오신 분들은 느끼겠지만, 애초에 타운하우스는 땅나눠먹기로 가능한 구조다. 단독형 타운하우스는 당연히 비용 상승을 유발한다. 이 가격이면 단독주택이 나은거 아니야? 싶어지는 시점이 올테다. 시공업체 입장에서도 그렇게 남는 구조가 아닌거같다. 비용이 올라가면 수요는 적어지고 단독주택과 경쟁해야하거든.



출처: https://www.archdaily.com/942362/mj-duplex-house-jerbarquitecto



여기까지! 아무쪼록 타운하우스를 고민하시는 분들이 장점은 물론, 그에 따른 단점들도 면밀히 검토해 결정했으면 좋겠다. 다음편부터는 본격적으로 건축 설계 이야기를 시작해보겠음! 모든 댓글은 매일매일 확인합니다. 구독해두시면 업뎃되는 글들도 편하게 읽을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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