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건축가 A와 건축주 B가 있다.
전편에서 말씀드렸듯이(나는 집을 지을 수 있을까?), 시공 단계에서 집짓기를 중단한지도 1년 정도는 흐른거같네요. 와중에 최근 저를 더욱 혼란에 빠뜨린 몇가지 사례가 있어 오랜만에 기록해둡니다. 다만, 특정인을 연상할 수 있는 요소는 감추거나 다른것으로 대체했습니다. 굳이 '그가 누구인가?' '어느 업체인가?' 는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1) 이런이들은 건축판에 생각보다 많은거 같습니다. 2) 이정도 수준을 간파못하고 집지으려고 하신다면 지금 멈추셔야 합니다. 아무쪼록 집짓기를 고민 중인분들이 참고해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건축가 A
'꿈꾸던 집짓기'를 구체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했을때부터 큰 도움이 된 건축가가 있었다. 그의 이야기는 여러 매체, 채널을 통해 손쉽게 접할 수 있었다. 뭐 가끔 아니다 싶을때도 있었지만, 가감없는 이야기를 명쾌하게 정리해주는터라, 건축주 입장에서 큰 도움이 되었다. 실제 건축 업계 내에서도 다양한 사례로 꽤 유명한 건축가로 보였다.
얼마지나지않아 그의 콘텐츠들을 모조리 섭렵했다. 마음이 동해 건축을 맡기고 싶어진건 당연했다. 그런데 연락처를 찾는 단계에서부터 뭔가 이게 아님을 인지하기 시작했다. 검색을 통해 나오는 내용들은 그동안 그의 콘텐츠에서 겪었던 그의 모습과 많이 달랐기때문. 여러건의 사기에 휘말렸다거나, 돈을 받고 잠적했다거나, 납품기일을 하염없이 지키지 않고 있다거나, 그러면서도 여러 매체에서 활발히 활동을 이어간다거나... 그를 성토하는 채널까지 따로 만들어져 있었다.
어쨌든 연락을 취했지만 답은 오지 않았다. 그것이 사실이었든 단순한 오해였든, 그는 그 이후로 모든 활동을 중단했다. 그의 소식을 다시 접한건 또 다른 유명 채널을 통해서였다. 워낙 달변가인터라 다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소식을 좀 찾아보니 자기 이름의 건축사무소는 문을 닫은 듯하다. 다른 건축사무소의 이름을 빌려 활동하는듯했는데... 여러 정황상, 그또한 그다지 신뢰가 가지는 않았다.
어쨌든 그는 다시 활발한 건축을 하는 건축가로 돌아왔다.
건축주 B
그동안 읽은 수많은 건축 관련 책 중, 건축주의 입장에서 가장 훌륭했던 책이 있다. 건축주 B는 그 책의 저자였다. 그렇게 잊고 지내던 중 최근 유명 채널을 통해 익숙한 사진을 발견했다. 그 책의 표지였다. 이름을 비교해보니 건축주 B의 채널이 맞았다.
반가운 마음에 채널을 둘러보았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그는 스스로를 '건축가'라고 명명하고 있었다. 기억하기로, 그는 꽤 꼼꼼하고 많은 것을 공부한 건축'주'였다. 그렇기에 그의 책은 건축주에게 많은 도움을 주었다. 그의 프로필을 꼼꼼히 살펴봤다. 어디에도 그가 건축가임을 증명할 수 있는 내용은 없다. 다만, 화려해'보이는' 경력들이 줄줄 써있다. 무슨 현장을 컨설팅했다거나, 어디에 칼럼을 썼다거나, 후반부에는 혹하는 tv프로그램 출연 이력이 줄줄이 이어진다. 경고등이다. 자기 집 지은걸 부풀리거나, 무슨 동대표 이력까지 넣은걸 발견하고는 어이가 없어졌다. 전혀 상관없는 전공이나, 책 출판 이력까지 더해지면 이건 심각하다.
그는 건축 관련 사업을 하고 있었다. 뭐 좋다. 그의 건축주로서의 경험은 많은 이들에게 도움이 될거라 생각한다. 근데 왜 그가 스스로를 건축가라고 명명하는거지...? 그가 건축가로서 모든 것을 총괄하고 설계를 이끌어갈 수 있는가? 그걸 떠나서, 스스로를 건축가라 말하며 건축주들에게 돈을 받아도 되는건가? 그의 채널의 여러 콘텐츠를 봐도 그러했다. 혹한다. 근데 그를 신뢰해도 될까.....??
어쨋든 건축주B 역시, 현재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