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SOSOHAN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D Oct 24. 2023

오늘

다들 어디로 가고 어디서 오는 걸까?

오랜만에 지하철을 탔다.

시작점은 누군가의 종점이었다. 

편히 앉아 갈 수 있는 출발선에서 호스트가 된 듯하나 둘 유입되는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다들 어디로 가고 어디서 오는 걸까?


그렇게 잠시 눈을 감으니 

어느새 환승역이었다.


환승을 하러 내리는 사람들 틈에 휩쓸리듯 내려

마치 안내원을 따라가듯 그들을 따라갔다.

지하에서 지상으로 우리가 되어 올라갔다.

급행열차였으면 좋으련만 


천천히 제 속도로 가는 열차

운 좋게도 자리가 듬성듬성 여유 있다.


다섯 정거장, 어느새 나의 도착점에 다 달았다.

지하를 잇는 긴 그곳,

지하상가의 끝으로 걸어갔다.


향수가 짙게 묻은 세상이었다.

청소년을 지나 20대 어느 부분까지 종종 찾았던 세상이었으니까.

세월의 때를 묻히고 나니 

신비한 세상이 되어있다.


정사각형의 공간에서 길게 뻗은 직선의 길을 걷자니

해방감이 드는 듯 한 착각이 들었다.


짧은 만남을 가지고 다시 돌아온 길을 걸어갔다.

역방향이 주는 또 다른 묘미.

누군가에게 종점이었던 곳이 내게도 종점이 되어있다.


그 사이 나는 꽤 많은 사람들을 스쳤다.

그들은 어디로 가고 어디서 오는 걸까.

매거진의 이전글 별일 없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