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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이 술 마셔도 되나요?

내게 명쾌한 답을 준 설교말씀

by 진소은

나는 늘 착한 어린이가 되려고 노력했다.

특히 규칙을 지키는 게 옳고,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내 타고난 성향에 의해 성경말씀에서 하라고 하는 것, 성경말씀에서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을 잘 지키려고 늘 '노력'해왔다.


그러던 내가 20살이 되어 '술'이라는 걸 두고 마셔도 될지, 안 될지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됐다.


사실 지나고 보면 "기독교인은 왜 술 마시면 안 되나요?"라는 내 질문이 "저도 술 마시고 싶어요"랑 같은 의미라는 걸 알 수 있지만 당시에는 그걸 몰랐다.


노는 거 좋아하고 사람 좋아하는 내가 술을 얼마나 마시고 싶었는지 모른다. 그렇다고 아예 안 마신 건 아닌데, 안된다고 한 거니까 양심에 찔려서 몇 번 찔끔 맛볼 정도지, 제대로 원하는 만큼 취해보지는 못했던 20대 초반 대학생이었다.


그래서 계속해서 기독교인도 술 마셔도 된다는 타당성을 찾아 헤매던 중에, 주일설교를 통해 아..! 이래서 기독교인한테 술을 마시지 말라고 한 거구나 라는 아주 새로운 시각을 깨닫게 됐고, 그 후로는 "기독교인은 왜 술 마시면 안 되나요?"라는 질문을 하지 않게 됐다.


설교말씀 메모한 내용

<술에 대한 신학적 고찰을 기초로 한 목회적 관점으로의 접근과 해석>
[에베소서 5장 18절 말씀]

16세기 이전부터 현대까지. 사회적으로도 술에 대한 인식이 참 많이 바뀌어 왔다.
루터, 칼빈, 청교도 모두 술을 마셔도 되지만, 절제하라고 주장했다.
두 와인 이론자들은 성경에 나오는 술이 포도주스냐 포도와인이냐를 따져
“포도 주스는 선하고, 포도 와인은 약하다.” 라며 두 와인 이론을 주장하는데,
이것은 옳지 않고, 말도 맞지 않다.


성경에서 볼 때, 신약과 구약을 통틀어 시대가 변해도 변하지 않는 주장이 있다면,
“술을 마셔도 되지만, 취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다.
성경에서 술 마시는 것에 대해서는 죄라고 하지 않았고, 술 취하는 것에 대해 죄라고 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술 마시는 것에 대해 죄가 아니라고 말하지만, 직분자나 리더들은 술을 입에 대면 안 된다. 그것은 그들의 자리에서 지켜야 할 것 중 하나다.
술 취함의 정도는 어떻게 알 수 있느냐를 생각했을 때,
그것은 아무도 알 수 없다. 타인이 볼 때의 시선이 기준이 될 수도, 본인 스스로의 생각이 기준이 될 수도 없는 것이다.


또한 인간이 뭐든 지배하며 산다고 하지만, 사실 인간은 다른 것들에 지배받으며 산다. 누군가의 영향을 받으며 사는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어떤 것의 지배를 받을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술과 유흥문화를 즐기며 그것에 지배받는 삶을 살 것인지,
성령 충만하여 성령의 지배를 받으며 살 것인지.


술과는 다른 내용이지만, 성경에 바울의 제사 음식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바울은 제사음식을 그리스도인이 먹어도 죄가 아니지만, 자신은 먹지 않겠다고 했다.
그것은 그리스도인으로 사는 바울의 행동으로 다른 누군가가 시험 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그리스도인)의 모습을 통해 믿음이 없는 자, 믿음이 약한 자가 시험 들 수 있고, 교회가 세상에서 손가락질받을 수 있다는 걸 항상 기억하며 그 어떤 행동을 할 때에도 생각을 해야 한다. 하나님이 주신 자유를 자신을 위해 사용하면 안 된다.
세상과 구별되기 위해, 하나님의 뜻대로 살기 위해 사용하고,
먹든지 마시든지 무얼 하든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행하라.
또한 성경에서 술 마셔도 되지만, 취하지 말라고 했다고 ”나는 취하지 않을 만큼만 마시니까 그건 죄가 아니야.”라고 생각하고 술 마시기를 즐겨하는 것은 옳지 않다.
술 마시는 것에 대한 당위성은 성경 그 어디에도 없다.

만약 성경에 혼전순결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면, 그것으로 성경을 연구하고 논쟁하며 자신의 행동에 당위성을 부여하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이 있었을 것이다.
결국, 담배 피우고 싶다, 혼전순결을 안 지키고 싶다, 술 마시고 싶다 등
그 모든 것은 자신의 욕심일 뿐이라는 것이다. 자신의 잘못된 욕구를 채우려는 당위성을 성경에서 찾아내어 잘못된 그 행동들을 떳떳하다고 말하지 마라. 성경을 이용하지 마라.
하나님께서 책임져 주시는 사람은, 하나님의 말씀대로 순종하며 사는 사람이다.
말씀을 듣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말씀을 통해 행동과 삶이 변화되는 사람이 되자.


(그때의 나에게 가장 와닿았던 내용 중심으로 작성한 메모라는 걸 참고해 주세요)


모두 상황이 다르기에 이 말씀이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건 아니겠지만, 하나님께서 나한테 주신 말씀이신 게 분명한 게 그 어떤 대답을 들어도 술을 맘 편히 제대로 마시고 싶었던 내 마음을 한 번에 돌려버린 말씀이었다는 거다.

그것도 '술을 마시면 이래서 안 좋고~ 취하는 건 내 마음대로 조절 안 되는 거고~ 술 마시면 더 많은 죄를 짓게 되고~' 이런 시각이 아니라 아주 새로운 다른 시각에서!


이 말씀은 나한테 '술'영역에서뿐만 아니라 삶의 모든 영역에서 '기독교인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 생각을 바꿔줬다.


물론 보이는 게 다가 아니지만 수많은 죄의 유혹이 몰아쳐오는 대학시절, 내 모습이 타인에게 득이 될지 시험이 될지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는 걸 처음으로 생각하게 된 날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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