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스트가 싫어할 것만 같은, 가구를 전면 배치하였다. 방으로 쇼파배드 아기침대 등을 넣고 아이들이 다칠만한 가구는 구석에 몰았다. 식탁을 옮기고 각종 장식을 위한 것들은 수납에 넣었다. -돌아갈 즘 다시 기억하고 돌릴 수 있을까- 그러고 나니 더욱 지낼 공간에 대한 만족이 커질 것 같았다. 과하지 않고 적당한 우리의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장을 보러 갔다. 여행을 가면 항상 마트나 시장을 가는 것을 좋아했다. 물가도 궁금하고 우리에게 없는 것들을 보는 재미와 또한 같은 것은 어떻게 팔고 있을지에 대한 이래도저래도 좋은 곳이다. 가장 큰 차이는 소주가 없고 와인이 많다는 점 아닐까 싶다. 그 외에는 거의 같은 느낌이다. -물론 물엿은 없다- 저렴하고 맛있는 삼겹살이 좋았고, 우유를 멸균을 한 것을 많이 먹는 다는 사실을 알았다. 아, 커피와 빵을 구매하여 가게 앞에 서서 먹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내가 저렇게 서있게 되는 날은 비로소 현지화 완성이 아닐까 싶었다.
휴직기간에 커피를 어떻게 마실지 고민이 많았다. 카누와 같은 가루는 맛이 별로고 그렇다고 내려먹거나 하자니 번거롭고. 근데 여기와서 마시게된 캡슐 커피가 만족스러웠다! 돌체구스토?의 것을 갖고 있었으나 만족스럽지 않았는데, 돌아가서는 네스프레소 기계와 캡슐을 사용해볼 생각이 굳어졌다. 보이진 않지만 이것 또한 수확이라고 볼 수 있겠다.
이 날은 간단히 집앞을 산책하고 시차적응을 위해 특별한 무언가를 계획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우리는 모두 시차 적응을 위해서 이른 저녁과 이른 취침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