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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uru Apr 29. 2024

[괜찮아! 나는 뻥새니까]

#책 발제 5.

괜찮아! 나는 뻥새니까_ 노영희 글,그림


몇년 전, 공공도서관 어린이 동화 섹션에서 발견한 책이다.

책을 제대로 읽기까지 시간이 필요했다.

제목만 봤을 뿐인데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그냥 핑도는 눈물이 아닌,

가슴 미어지는 아픈 눈물이다.


나에게 특별히 슬픈일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고,

그냥,

올망졸망 어린 삼남매와 일상을 보내던 평일이었을 뿐이었다.


냇가 쉼터에 청동으로 만든 조각상.
작품명 '가슴새' 가 있다.
아빠와 산책나온 우람이는 가슴이 뻥 뚫린 청동 새가 어색해서 뻥새라는 이름을 지어준다.
자신의 이름을 처음으로  듣게 된 가슴새는 스스로의 존재를 인지하며 다양한 감정과,혼란스러움을 느끼게 된다.


아이들은 보이는 데로, 느끼는 데로 표현한다.

왜곡하는  어른인 나다.


왜곡된  겹겹이 쌓으며 살다보니

이제는 어느 것이 진실인지 헷갈린다. 

세아이를 낳아 기르며 시끌벅적 정신없이 돌아가던 일상속에서  

내 가슴에 커다란 구멍이 뚫린걸 몰랐다.


그래.  내가  뻥새! 였다.


책의 '가슴새(뻥새)' 처럼

'도대체 왜 나늘 이렇게 만들어 놓은 거야.'

하고 원망도 못한다.


우람이도, 물속에 빠진 강아지도, 작은 고방오리도,

꼬마물떼새 가족도..

떠날걸 알고, 그리워 할 것 도 알았지만  뻥새는

또 다른 누군가를 위해 언제든지 빈 가슴을 내어줄  준비를 하고 있다.


반면에 난,

그저 내어주는 것에만 집중했다.

다시 내게 올 그 무언가를 위한 준비는 없었다.

무엇이 그렇게 조급했기에 그랬을까?


그런데.


책 제목에서 "괜찮아!"  한다.


작가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철저한 독자의 권한으로 편집해서 위로받는다.


괜찮아! 나는 뻥새니까

나는 뻥새지만, 괜찮아!

괜찮아! 계획적인 준비따윈 필요 없는,

늘 준비된 뻥새니까.

괜찮아! 이제라도 알았잖아?

괜찮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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