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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지효 작가 Oct 26. 2023

남도 여행계 BTS!
완도 77번 국도 여행

9월 첫째 주 남도여행


가는 세월을 붙잡을 수 없고 오는 계절을 막을 수 없다더니 9월이 되자마자 바람이 퍽 차갑다. 점점 덥고 길어지는 여름 때문인지 갈수록 가을 소식이 반갑다. 살랑살랑 부는 가을바람에 몸을 싣고 알록달록 물들어가는 남도를 여행하기에 좋은 계절이다. 이럴 때 집에만 있으면 괜히 억울하다. 시시각각 변하는 가을 풍경을 한 눈에 담고 싶다면 드라이브 여행이 제격이다. 


나들이 준비를 하고 자동차에 시동을 걸었다면 이제 달릴 길을 선택하면 된다. 어떤 길이든 여행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지만 마음먹은 김에 최근 뜨고 있는 슈퍼스타 길로 떠나보자. 그 길은 국도 77호선에 있다. 경기도 파주에서 시작한 국도 77호선은 서해안을 따라 영광과 완도를 거쳐 부산까지 이어지는 일반 국도다. 남도 여행을 하다 보면 국도 77호선을 자주 만나게 되는데 영광, 완도, 여수, 고흥이 주요 거점이다. 이 중 완도 해변 구간이 일명 ‘BTS길’로 사랑받고 있다. 



‘BTS길’은 전 세계 아미(ARMY)들이 사랑하는 글로벌스타 방탄소년단과 관련이, 없다. 물론 언젠가 BTS 멤버들이 이 길을 따라 드라이브를 즐길 가능성이 있고, 개인적으로도 꼭 그랬으면 좋겠지만 BTS 때문에 길 이름이 지어진 것은 아니다. 

 ‘BTS길’은 ‘Blue-Tour-Start’의 약자로 푸른 바다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완도의 길이라는 뜻이다. 완도대교부터 완도군청까지 이어지는 약 23km의 완도 서부도로인데 특히 해안드라이브 코스로 인기가 높은 곳이다. 주변에 문화관광 자원이 많고 차량통행량이 적어서 안전하고 편안하게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  


‘BTS길’을 달리다 보면 완도가 자랑하는 여행 명소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국도 77호선이 탁 트인 완도 바다를 처음 만나는 곳에 자리한 <완도수목원>도 그 중 하나다. 국내 유일의 난대 상록활엽수림이 우거져 있는데 단일지역으로는 가장 넓은 면적에 가장 많은 난대수종이 모여 있는 곳이다. 수목원에서 만날 수 있는 나무로는 붉은가시나무, 구실잣밤나무, 황칠나무, 생달나무 등 770여 종에 이른다. 또한 자연이 만들어낸 원시생태계가 온전히 보존돼 있어서 국내외 생태학자를 비롯해 수많은 여행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완도수목원>을 나와 드라마 촬영지로 인기 있는 <청해포구 촬영지>와 <완도어촌민속전시관>을 지나면, 완도 바다의 진수를 느낄 수 있는 <정도리 구계등>에 다다른다. 남해바다의 거친 파도에 닳아 표면이 둥글둥글해진 몽돌이 아홉 개의 등을 이룬 것 같다고 해서 ‘구계등(九階燈)’으로 불리는 곳이다. 


< 완도 정도리 구계등 > 

국가명승 제3호로 지정된 구계등은 ‘촤르르’ 물소리에 ‘또르르’ 돌 구르는 소리가 어우러져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룬다. 몽돌의 크기와 파도의 강약에 따라 소리가 달라지는데 특히 파도에 쓸려 내려갈 때 돌과 물이 빚어내는 소리는 황홀하기까지 하다. 해변이긴 하지만 생각보다 수심이 깊어 해수욕은 할 수 없는 대신 가만히 앉아 힐링하기에 더없이 좋다. 


남도지역이 대부분 그렇듯 완도의 음식점은 이름난 식당이 아니어도 기본은 한다. 그런 만큼 맛 집을 찾기보단 무얼 먹을까를 결정하는 게 우선이다. 완도 사람들이 특별히 자랑하는 게 삼치회다. 가을철이면 “삼치 먹었어?”가 인사일 정도이다. 대도시로 나가는 삼치는 대부분 고등어만큼 작아서 구이로 먹지만 완도 산지에서는 8~10kg이나 나가는 큰 삼치를 골라 바로 회로 먹을 수 있다. 삼치는 덩치가 커서 다른 생선에 비해 살이 무르지만 한두 점 먹다 보면 고소함이 느껴진다. 특히 완도 바다에서 자란 향긋한 김에 두툼한 삼치 살과 묵은지를 얹어 먹는 삼치삼합은 홍어삼합 못지않게 입맛을 당긴다. 게다가 완도와 식당에선 해조류가 기본반찬이다. 밑반찬만으로도 비빔밥이 가능한데 미역줄기, 꼬시래기, 톳, 한천, 전복 장, 다시마 등을 넣고 쓱싹 비벼내면 금세 맛난 해조류 비빔밥이 완성된다. 구수한 된장을 풀어 끓여 낸 해초된장국은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 못지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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