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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김옥란 책읽는 너구리
Feb 26. 2023
구덩이
재탄생
구덩이에 빠졌다
숨이 쉬어지지 않았다
우울감은 생각보다 깊었다
종이와 연필은 주변에 늘 포진해
있었다
하늘이 낮아진 날
사다리를 세워두고 구덩이를 팠다
구덩이구덩이구덩이
수없이 그려지는 구덩이
사다리 사이에도 구덩이는 그려졌다
그 속에 벌레를 가득 채웠다
벌레 사이에 나를 채웠다
안심이 되었다
그림의 시작은 구덩이였다
벌레를 그리다 푸른 시간이 다가오면
다시 나를 구덩이에
채워 넣고 잠들 수 있었다
햇빛이 거실 앞까지
내려온
날에
눈을 떴다
내가 그려놓은 종이 위에 군데군데
칠해진 그림자
색은 없었다
에스키스의 시작이었다
지금은 서양화를 그린다
색은 화려하다
구덩이는 내게 새 얼굴을 주었고
그곳에서 나는 재탄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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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다리
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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