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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댄서 Jun 27. 2024

현재를 점유하는 일

비비언 고닉과 함께 누워


책 읽기 모임이라지만 내면 소통과는 편도체 안정화를 위한 명상을, 류시화와는 맨발로 걷기를, 비비언 고닉과 함께한 오늘은 공원에 누워서 초록과 하늘을 누리는 것으로 소박한 리추얼을 이어가는 중이다. 우리의 ‘현재를 점유하는 일’을 해나가는 중이다.



이제 남은 것이라곤 오직 텅 비워진 방대한 현재뿐이었다. 이걸 채우는 작업에 진지하게 임하겠다고 그 자리에서 다짐했다. 물론 말이 쉽지, 몽상을 끊는 건 어렵지 않았지만 그 긴 세월 해본 적도 없는, 현재를 점유하는 일을 대체 어떻게 해낸단 말인가? 정신을 차리고 보면 내 이 번잡스런 머릿속이진 않을까 하는 두려움 속에서 여러날이 지났고, 여러 주 여러 달이 지났다. 버지니아 울프가 말한 ‘존재의 순간들’을 자주 생각한 날들이었다. 내간 그런 순간이 전혀 없었으므로.

짝 없는 여자와 도시, 비비언 고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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