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미노 데 산티아고
갈리시아 지방으로 온 이후로 높은 습도와 비 때문인지 음습한 기분이 든다. 마녀와 관련된 전설이 많은 지역답다. 갈수록 비가 거세져 앞을 보지 못할 정도이다. 거기에 좁은 산 비탈길과 진흙탕 때문에 정신을 차릴 수가 없다. 도중에 쉴 만한 마을이 없기 때문에 오늘은 34.1Km를 걸어내야만 한다. 내일 모레면 곧 산티아고에 도착인데 어떻게 된 건지 '갈수록 태산'인 거친 날씨와 험난한 길은 끝날 줄 모른다.
꼭 인생길 같다. 이 고통은 사는 동안 계속되겠지... 다만, 그 고통 속에서 천국을 사느냐, 지옥을 사느냐는 내가 선택할 수 있다는 게 참 다행스럽다.
저녁 8시가 넘어 어렵사리 알베르게에 도착하니 카미노 친구인 매튜와 타일러가 와 있다. 헤어진지 오래되어 이미 산티아고에 도착했거니 했는데 이 곳에서 만나니 너무 힘이 되고 반갑다. 이 곳 살세다는 새로 생긴 마을로 도로며 숙소가 모두 현대적이다.
총 30.4유로
간식 10.4
저녁 10.0
숙소 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