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외에도, 김형기라는 친구가 있었다. 어리석은가 하면, 그만큼 솔직했고, 무언가를 욕심내는 일 따위는 아예 처음부터 배우지 못한 아이였다.
고등학교 시절, 그는 나를 꽤 따랐다. 왜 그랬는지는 모른다. 나도 알지 못한다. 그런데, 그는, 어쩐지, 여자아이처럼 예쁘장한 얼굴을 가지고 있었고, 키도 작았으며, 목소리는 언제나 조금 떨리고 있었다.
그래서일까. 학교 아이들은 그를 내 ‘각시’라고 불렀다.
“야, 네 각시 온다~”
그런 말들. 장난이었다. 모두들 장난이라고 했다.
나도 웃었고, 형기도 웃었다. 웃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건 진짜 웃음이었을까. 나는 지금도, 잘 모르겠다.
어느 날, 담임선생님이 우리 둘을 교무실로 불렀다.
장난 반, 진심 반. 아니, 진심이 조금 더 섞였을지도 모른다.
“너희들... 설마, 심각한 사이는 아니겠지?”
그 순간. 나는 뭐라 해야 할지 몰랐다.
어색했고, 부끄러웠고, 창피했다.
그렇다고 고개 숙이고 있을 순 없어서—
“아뇨, 굉장히 심각한 사이입니다.”
그렇게, 나는 말했다. 웃으면서. 아니, 웃는 척 하면서.
그리고 나는 옆을 힐끗 보았다.
형기는,
형기는 정말이지, 계집아이처럼,
얼굴이 새빨개져서는, 고개를 푹 숙인 채,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었다.
그 표정을, 나는 지금도, 잊지 못한다.
잊어야 할 이유는 없지만, 잊을 수 없다는 게, 이상하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