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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코믹 Dec 17. 2022

오늘날 인플레이션이 오르게 된 과정

오늘날 뉴스는 인플레이션과 중앙은행의 기준 금리 인상으로 도배된다.

인플레이션이라는 것이 워낙 우리에게 낯선 현상이기 때문에 그렇다. 지난 30년 동안 선진국들에서 인플레이션은 매우 낮게 유지되었기 때문에 그동안 우리는 인플레이션을 잊어버리고 살았다.

하지만 코로나라는 전염병이 일어나고 전 세계가 팬데믹에 빠지자 그동안 보지 못했던 일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각 국 중앙은행들은 보통 2% 정도를 목표로 두고 정책을 시행하는데 오늘날 인플레이션은 그보다 훨씬 높다. 작년에 비해 미국의 물가는 7%가 넘게 올랐고 우리나라는 5%를 넘어섰다.


물가가 오르게 된 배경을 살펴보자. 우리나라는 비교적 미국, 유럽 국가들보다 물가가 상승하기 시작한 시기가 늦었고 정도도 낮기 때문에 미국을 중심으로 먼저 설명하겠다. 우선 <https://brunch.co.kr/@easycomic/23> 글을 먼저 읽고 온다면 이해하기 수월할 것이다.


물가를 상승시키는 요인에는 두 가지 측면이 있다. 먼저 수요 측면으로 경기가 과열된다면 임금과 물가가 오르기 시작한다. 필립스 커브를 생각해보면 쉽다. 경제에서 공급할 능력에 비해 수요가 많아진다면 물건들의 가격이 오르기 시작한다. 두 번째로는 공급 측면에서 오는 원인이 있다. 물건들을 공급하는 과정에 차질이 있다면 물건 가격들은 오르기 시작할 것이다.

오늘날 현상은 두 가지 요인이 모두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우선 수요 측면을 생각해보자. 코로나라는 전염병으로 팬데믹이 닥쳐오자 세계 여러 국가들은 락다운 정책을 한다. 가계 문을 닫고 집에서 나오지 못하게 했다. 그러니 많은 사람들의 생계가 어려워지기 시작한 것은 뻔했을 것이다. 경제가 엄청난 침체에 빠질 위험이 닥치자 선진국들은 막대한 재정정책을 실시하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재난 지원금과 지방 정부들에서 지급하는 지역 화폐 등 활발하게 재정 정책을 하기는 했지만 미국과 유럽에서는 훨씬 더 큰 규모로 정책을 실시했다. 그러니 사람들이 지원받은 돈으로 소비를 하기 시작하고 수요가 너무 과열되기 시작한 것이다.


동시에 공급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었다. 팬데믹으로 사람들이 일을 하지 못하자 물건들이 사람들이 사려고 하는 양에 비해 수월하게 공급되지 못한 것이다. 유치원, 학교들이 문을 닫으면서 아이들을 돌봐야 하는 부모들 중 한 명은 일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주로 여성들이 일을 그만두었다. 일을 해야 하는 사람들이 아이를 돌봐야 하고 집에 있어야 하니 당연히 공급에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또 국가 간 무역에도 큰 차질이 생기기 시작했고 물건들을 옮기는 화물, 운송들이 마비되기 시작하면서 공급망이 망가지기 시작한 것이다. 여기에는 중국의 강력한 방역 정책들도 한몫을 했을 것이다.


심지어 이번 상황에서는 물건(재화)과 서비스 산업 사이에 불균형이 심했다. 전염병이 돌자 주로 서비스 산업들이 붕괴하기 시작했다. 동시에 소비는 서비스보다 물건들에 몰리기 시작한다. 사람들이 집에 있고 외출을 하지 않자 자연스럽게 외식, 여행, 미용 등 서비스에 소비하는 양은 확 줄어들고 게임기, 전자 제품처럼 물건들에 소비가 몰리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점점 일상으로 돌아가는 상황에서도 이런 점이 다시 문제가 되었다. 직접 사람들과 대면하는 일을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은 다시 일자리로 돌아가는 데 조심스러웠다. 물론 여성들이 주로 서비스 산업에 많이 종사하는데 아이들을 돌보아야 하기 때문에 남성들보다 직업으로 돌아가는 속도가 훨씬 늦어졌다. 산업 별로 사람들이 일상으로 돌아가는 속도가 다르니 어느 한 곳에서는 일자리가 없고 다른 어느 곳에서는 일할 사람이 없어지는 진귀한 일이 벌여졌다. 패스트푸드처럼 기초적인 서비스 산업들에서 일할 사람들을 구하기 힘들었던 모습은 쉽게 볼 수 있었다.


직원을 구하는 미국의 상점들 (이미지 출처: The Economist)



그러니 물가는 점점 오르기 시작했다. 미국에서 물가가 오르기 시작한 것은 21년 초부터였다. 엄청난 재정 지원정책과 더불어 일상으로 돌아가기 시작하자 그동안 참아왔던 사람들의 소비는 폭발하기 시작하는데 오히려 공급망은 전염병으로 인해 망가졌다. 나라들 간 무역은 멈추어 섰고 화물들은 운반되지 못했으며 사람들이 직장으로 돌아오는 속도는 너무 느렸다. 그리고 어떤 산업들은 사람들이 직장으로 돌아오지 않는 바람에 직원을 구하기가 매우 어려워 사람들의 소비를 감당하기 어려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연준을 비롯해 많은 경제학자들은 인플레이션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공급망이 망가지고 사람들이 아직 일자리로 돌아오지 않는 바람에 과도하게 물가가 많이 상승하기 시작했고 시간이 조금 지난다면 이런 문제들이 해결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망가진 공급망이 회복하는 데에는 예상했던 것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다. 여기에 더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는 일이 벌어졌다. 원자재, 농산품 가격들이 천정부지로 뛰어오르면서 인플레이션이 이제는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오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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