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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인수 Dec 05. 2021

현실 그대로의 미래-앨빈 토플러

[경상시론] 2016년 7월 3일자 경상일보 18면 

젊은 세대가 바라보는 미래는
부정적 측면 강한 역유토피아
긍정적 미래 맞이할 혁신 필요


지난 달 30일 앨빈 토플러가 타계했다. 그는 <제3의 물결>, <권력 이동>, <부의 미래> 등에서 미래를 예측하며 사회의 변화 방향을 제시한 미래 학자였다. 토플러는 1980년 <제3의 물결>로 현대 정보사회를 설명하는 이론을 제안했다. 이 책에서 토플러는 제1의 물결 농업혁명, 제2의 물결 산업혁명, 제3의 물결 정보혁명을 설명했다. 즉 미래 사회가 고도 정보화 사회가 될 것을 예고했다.


우주개발사업이 민간에서도 참여하는 사업이 돼, 머지않아 화성정착지를 세우고 인간을 보낼 계획을 밝히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은 올 3월부터 페루 국제감자센터와 함께 화성에서 키울 감자를 실험재배하기로 했다. 영화 ‘마션’에서처럼 말이다. 엘런 머스크 테슬라회장은 스페이스X 회사를 통해 8~9년 뒤엔 화성을 오가는 우주선을 운행하고 2025년에 지구인의 화성정착지를 개척하는 사업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앨빈 토플러도 <제3의 물결> 중 ‘변모하는 주요 산업-우주의 부 활용’편에서 새로운 변화를 우주에서 맞이할 것으로 봤다. 또 ‘해저에의 진출’에서도 해양자원을 활용한 생물학을 주요 변화 요인으로 봤다. 어쩌면 지금 시대가 토플러가 35년 전에 예측한 바로 그 미래에 해당하는지 모른다.


교양과목 ‘고전의 이해’ 시간에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를 가르치고 있다. 보통 인간의 미래사회는 긍적적 측면의 유토피아, 부정적 측면의 역유토피아인 디스토피아와 현실적 미래인 플랙토피아(Practopia)로, 쉽게 나누어 3종류 미래로 예측할 수 있기도 하다.


이 ‘플랙토피아’는 앨빈 토플러가 <제3의 물결>에서 제시한 우리의 미래이다. ‘플랙토피아’는 상상할 수 있는 세계 중에서 최고도 최저도 아닌, 우리의 현실에 입각한 미래다. 플랙토피아에서는 질병, 전쟁, 정치적 부패와 악습에서 해방 될 수 없다고 예측했다. 토플러는 제3의 물결은 플랙토피아적 미래로 봤다.


수업을 하다보면 우리 사회나 지구의 미래를 역유토피아로 생각하는 부정적 견해를 지닌 학생들이 적지 않음을 보게 된다. 학생들이 미래에 대해 긍정적이지 못한 것은, 세계 정치, 경제의 우울함, 분쟁과 테러뿐만 아니라, 국내 경제적 어려움과 환경오염 등 밝지 못한 현실과 미래로부터, 디스토피아를 생각하고 있을지 모른다. 베이비붐 세대인 어른들이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지 못한 탓일 수도 있다.


앨빈 토플러는 2001년 청와대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나 의견을 나눴고, 박근혜 대통령 당선 전인 2006년에 그와 만나 면담을 가진 바 있다. 그가 2001년 한국의 15년후 예측 보고서를 통해, ‘저임금 경제를 바탕으로 하는 종속국가로 남을지, 경쟁력을 확보하고 세계 경제에서 주도적 임무를 수행하는 선도국으로 남을지 한국은 지금 선택의 기로에 있다’고 지적한 질문은 아직 유효하다고 본다. 토플러는 과거 획일화 정책으로 교육, 의료, 고용 등 다양한 양극화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대량 생산시대에 썼던 방법 보다 다원화, 개인화된 해법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지금 제4의 물결, 제5의 물결이 진행된다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다. 그보다 이제는 제1, 제2, 제3의 물결이 아니라, 이제 제1 지구의 시대에서, 제2 화성의 시대로 또는 제3 우주의 시대로 넓혀갈 지 모른다. 우리가 원하지 않으면서도 말이다. 그렇게 되기라도 한다면 우리는 다양한 전제조건이 바뀌는 또 다른 사회에 돌입하게 될 것이다.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보듯이 말이다.


토플러는 한국의 교육방식에 대해 “한국의 학생들은 하루 15시간동안 학교와 학원에서 미래에 필요하지도 않은 지식과 존재하지도 않을 직업을 위해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의 젊은이들이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기 위해, 사회는 적극적으로 혁신하고 대응해야 할 것이다. 사회나 대학이 먼저 변해야 할지, 자녀들을 학원으로 등 떠미는 어머니들도 변해야 할지 모를 일이다.



성인수 울산대학교 디자인·건축융합대학 건축학부 교수



출처 : 경상일보(http://www.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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