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사업 실패 후 사업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직장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취업사이트와 제대군인지원센터를 통해 정보를 수집했지만 마땅한 자리가 없었다. 가족들을 부양하고 대출금을 상환하기 위해서는 보수가 너무 낮았다. 하루라도 빨리 일자리를 찾아야 했기에 마음은 급해져만 갔다.
얼마 후 유튜브를 통해 운수업에 종사하고 있는 분들의 영상을 보게 되었다. 일한 만큼 벌 수 있다는 말에 '지금 당장 뭔들 못하겠나?' 싶어서 운수업 관련 취업사이트를 검색하여 정보를 수집했다.
월 300만 원부터 월 2,000만 원까지 차량 톤수에 따라 급여가 많이 차이 났다. 일자리를 알아보면서 운수업에 필요한 '화물운송 종사자격증' 취득도 같이 준비했다. 어렵지 않은 시험이라 단시간에 취득이 가능한 자격증이다. 적성검사부터 마치고 다음 교육을 기다리고 있었다.
* 영업용 화물차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국가에서 발급한 화물운송 종사자 자격증을 반드시 취득해야 한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인해 소집교육이 계속 순연되었다. 언제 교육이 가능할지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도 답을 하지 못하였다. 그러던 중 생계가 급한 자영업자 또는 실업자 대상으로 소집교육을 진행한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신청하였다. 다행히 합격자 교육을 이수하고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었다.
* 참고로 화물운송 종사자격증이 있어야 택배 기사도 할 수 있다.
일부 운수회사에서는 월 1,000만 원도 가능하다도 하였지만 믿지 않았다. 검증에 또 검증을 하며 운수업 회사를 찾아 방문했다. 담당자는 3~4곳 지입 공고를 보여주며 "요즘 일자리 찾는 분들이 많아서 좋은 자리는 금방 나가니까 빨리 결정하세요."라며 계약을 권유했다.
그때 밖에서 소란을 피우는 남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최대한 귀를 쫑긋 세워 무슨 일인지 파악했다.
“차가 똥차다! 어디서 다 썩은 차를 갖고 와서 차를 파느냐?”라며 계약을 철회하겠다는 말이었다. 운수회사에서는 “계약 철회는 안된다. 차량을 수리해 주겠다.”라며 대응했지만 목소리는 더욱 커져갔다.
나는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나 "다음에 오겠다."라고 말한 뒤 사무실에서 나왔다. 밖으로 나와서 “저 아저씨 덕에 내가 살았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집으로 돌아왔다. 이틀 뒤 다른 업체를 수소문하여 아침 일찍 방문했다. 지난번 일도 있었기에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경계태세를 높였다.
앞서 방문했던 업체와 달리 모든 거래 내용을 숨김없이 보여주며 자세히 안내해 주었다. 하지만 차량 값이 너무 비쌌다. 차량 상태가 좋아서 그렇다는 말에 그런가 보다 하고 있는데, 갑자기 대출업체와 통화를 연결해 주는 것이었다. “일단 대출이 나오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며 휴대폰을 내미는 것이었다. 어떤 차량으로 하겠다고 정하지도 않았는데도 말이다.
이어서, 기본 8,000만 원짜리 5t을 구입해야 돈벌이가 괜찮다며 강매를 하기 시작했고 더 이 상 앉아있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되어 사무실에서 나왔다. 그 뒤로는 운수업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선량한 분들도 계시겠지만 일부 업체 때문에 사기꾼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이후 중고차딜러를 하고 있는 지인을 통해 들은 이야기로는 운수업 회사들 대부분 차에 마진을 붙여서 파는데 2~3,000만 원씩 붙여서 파는 업체가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차만 팔고 일자리는 보장해 주지 않는 경우도 있어 피해를 보는 사람이 많다는 이야기도 해주었다.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당하는 건 한순간이다. 운수업을 알아보시는 분들은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일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한 달에 몇 백 만원씩 차 할부 값만 내는 노예가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